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신한은행이 올해 1분기 리딩뱅크 왕좌를 거머쥔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리더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리딩뱅크 경쟁자인 KB국민은행, 그리고 신흥 ‘리딩뱅크 강자’로 떠오른 하나은행에 밀려났던 신한은행이 반등에 나서면서 대표적 ‘영업통’인 정 행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권에서 집중하고 있는 주요 수익지표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을 뿐 아니라 특히 대규모 충당금을 야기한 일회성 변수를 제외한 실적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 향후 리딩뱅크 경쟁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실적 하락 신음한 은행권, 선방한 신한銀

2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집계한 지난 1분기 기준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원) 대비 1조7000억원(24.1%)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은행권 이자익은 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7000억원)보다 1.6%(2000억원) 늘었다. 다만, 비이자이익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에 다른 유가증권평가이익 감소로 전년 동기(2조1000억원) 대비 19.3%(4000억원) 감소한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국내 은행권 전반의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유의미한 실적 선방에 성공한 ‘리딩뱅크’ 신한은행의 향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물론, 일회성 변수가 사라진 남은 분기의 실적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수익성을 가늠할 주요 지표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올 1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홍콩ELS) 배상금이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1분기 영업외손익은 전년 동기(5000억원) 대비 2조7000억원 줄어든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홍콩ELS를 취급한 주요 은행 6곳의 자율배상금(약 1조80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당기순익 합계는 2조9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가량 감소했으며일부 은행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 결과가 올해 연간 실적 흐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실적인 만큼 당장 2분기부터의 실적부터가 ‘진짜 성과’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사진. 신한은행.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사진. 신한은행.

수익 지표 흐름도 ‘나쁘지 않아’

다만, 이같은 분석에도 은행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곳은 바로 신한은행이다.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1분기의 ‘리딩뱅크’라는 한계는 명확하지만, 신한은행의 주요 실적 지표를 고려하면 ‘일회성 리딩뱅크’로 치부하긴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신한은행은 928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리딩뱅크 자리에 자주 오른 KB국민은행, 그리고 신흥 강자로 떠오른 ‘하나은행’에 밀려 3위에 이름을 올렸던 아픔을 씻어낸 셈이다.

단순 당기순익만큼이나 흐름도 나쁘지 않다. 신한은행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수치다. 이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작은 폭의 실적 감소세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3%, 8% 수준 실적이 감소했고, KB국민은행은 홍콩ELS 배상금 여파로 같은 기간 무려 58%나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신한은행의 전망을 밝게 한다. 실제 충당금을 제외한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의 경우 신한은행은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잠재적 리딩뱅크 경쟁사인 하나은행(1조230억원)을 1770여억원 가량 앞섰다.

물론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KB국민은행의 일회성 비용 제외 실적(1조2515억원)에는 500억원 가량 뒤쳐졌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의 차이다.

무엇보다 모든 시중은행이 집중하고 있는 기업금융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은 리딩뱅크 수성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유로 손꼽힌다.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전 분기 대비 가장 큰 폭의 기업대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67조원으로 전분기(160조7000억원) 대비 3.9% 늘었다. 이는 3.5%의 증가세를 기록한 하나은행, 그리고 우리은행(2.9%), KB국민(0.8%)을 앞선 수치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약 2조7000억원)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모든 은행이 중소기업 대비 건전성 관리가 용이한 대기업 대출에 영업력을 쏟아붓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이유를 근거로 업계 내부에선 당장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신한은행, 나아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호조의 영향으로 1조3034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기간 1조4545억원의 당기순익이 예상되는 KB금융에 이은 2위 기록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4대 금융지주사 중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폭의 실적 성장세(5.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향후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실적 흐름에 따라 리딩금융 자리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20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중 CEO 특강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고객몰입’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신한은행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20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중 CEO 특강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고객몰입’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진=신한은행

‘기업금융 강화’ 눈길 끈 ‘정상혁 리더십’

최근 몇 년간 ‘리딩뱅크’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며 절치부심(切齒腐心)했던 신한은행이 이처럼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로 주목받는 것은 바로 정 행장의 리더십이다.

지난해 초 전임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상혁 행장은 현장 및 영업 중심의 경영전략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신한은행의 반등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것 또한 정 행장의 전략이 적절히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정 행장은 올해 초 진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맞춤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업지원부문’, 그리고 본점과 영업조직간 유기적 협력을 지원하는 ‘영업추진그룹’을 신설한 바 있다.

이는 실제 대출 자산 증가로 이어졌는데 기업대출을 포함해 신한은행의 전체 원화대출금은 1분기 기준 298조1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16조6639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분기 대비 지난해 1분기 증가 폭(8.9조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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