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27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재계 총수들이 발벗고 나서 동북아 경제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7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가 계기가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일본, 중국 경제계 인사를 포함 각 국 정부 관계자와의 스킨십 강화에 나서며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다.

재계도 미국 위주 공급망질서로 편중된 국내 경제계가 이번 3국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활력과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제 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3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신설하는 등 3국의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경제협력 실무협의체는 한일중 3국이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합의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실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최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 국제 통상환경의 변화 등 불확실한 정세에서 3국이 머리를 맞댈 경우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공동 사업으로 각 국가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는 협력과 고령화 대응을 위한 의료시스템 운영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최 회장은 ‘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23일 도쿄에서 열린 닛케이 포럼 참석 직후 가진 현지 인터뷰에선 보다 구체적인 협력 사업 모델을 언급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의 제조장치·재료 제조업체와의 협업과 투자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 강화 분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소·암모니아 수입과 유통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일본에 추가 생산시설을 설립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독일, 미국 외에 일본 등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더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첨단공정을 해결할 수 있는 생산시설과 인프라 투자 역시 계획하고 있는데 일본 역시 그 후보지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리창 중국 총리가 면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리창 중국 총리가 면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최 회장이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지속을 통한 협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6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리창 총리를 19년만에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특히 이날 이 회장 외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모바일 사업부 사장 외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도 함께하며 규모감 있는 만남이 이뤄졌다.

삼성 그룹사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선 공유받지 못했지만 현지에 생산시설이 있기에 중국과의 관계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지털 콕핏 등을,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천진과 광동성 동관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라인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 SDI 도 중국 톈진 공장에서 배터리를 제조한다. 

중국 역시 삼성의 투자와 협력 확대를 적극 요청하는 입장이다. 리 총리는 전날 이 회장과의 면담에서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디지털 경제·AI·녹색 발전·생물 의약 등 새로운 영역에서 협력 잠재력을 발굴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요 해외 매출처로 중국은 보다 공들일 필요가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는 별도 기준 미주에서만 14조130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중국에서는 14억7546억원을 거둬 미국을 앞섰다. 삼성전자의 1분기 내수와 수출 규모를 합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은 약 28.8%를 차지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접국인 중국, 일본과의 경제 협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미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에 국내 기업의 투자가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다변화 과제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질서 개편 과정에서 중국 총리나 기업 대표와의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고 한중일 3국간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9년 만에 한자리에서 할 수 있었다는 데도 그 중요성이 높다”라며 “대기업 총수들이 적극 나설 경우 한중일 3국의 경제 협력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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