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이지혜 기자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이커머스(온라인쇼핑) 증가 등 유통 업태 급변이 그동안 대형마트의 휴일 의무휴업을 강제해 온 ‘유통산업발전법’을 뒤흔들고 있다.

휴일 동네 대형마트에서 장보기를 희망하는 민의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다. 오는 29일 마치는 제21대 국회에서는 계류돼 있는 유통법 개정안이 사실상 문턱을 넘지 못할 전망이나, 지자체의 실질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지자체와 협의해 76개 지자체가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한다. 지난해 2월 대구를 시작으로 물꼬를 터온 덕분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은 공휴일을 원칙으로 자치단체장이 월 2회 지정해야 한다.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로 지정할 수 있어 일부 지자체에서 전환을 추진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이지혜 기자

이같은 지자체 움직임의 근거는 지자체민의 수요 때문이다.

강남구 수서 지역에 거주하는 박경옥씨(42세 주부)는 “재래시장이 없기 때문에 마트가 문을 닫으면 쿠팡이나 컬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불편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서울시 서초구는 7월부터 영업제한 시간을 기존 오전 0~8시(8시간)에서 오전 2~3시(1시간)로 변경하는 내용을 27일 행정예고했다.

이로써 대형마트가 그동안 운영할 수 없었던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주요 대형마트는 매장에서 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당일 신청이 조기 마감 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새벽배송이 더해지면 기존 이커머스와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도 확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대형마트 27.8%, 온라인 28.4%였던 매출 비중이 2013년에는 대형마트 12.7%와 온라인 50.5%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법개정 추진은 그동안 규제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침체 등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의 야간영업이나 온라인 새벽배송 허용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역경제활성화 등 실증적 효과가 다음 국회 때는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냐”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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