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28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난 가운데, 최근 5년 만에 UAE 사업을 재개한 HD현대건설기계 역시 현지에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전 UAE 현지 딜러 회사(상업대리인)와 법정 분쟁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파트너와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전날 UAE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일반 상선과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분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선(오른쪽) HD현대 부회장이 28일 오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뉴스1
정기선(오른쪽) HD현대 부회장이 28일 오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뉴스1

건설기계 3사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HD현대는 HD현대건설기계가 UAE 유통망을 재구축하며 중동 영토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한국과 UAE는 지난 29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또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며 약속받은 UAE 국부펀드의 ‘300억달러(약 41조원) 투자 공약’을 재확인했다. HD현대에는 건설기계 분야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있고 그 산하에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가 있다.

UAE는 탄소 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피치 설루션(Fitch Solutions)은 지난해 UAE 건설산업 규모를 382억달러(약 52조원)로 추산했다. 건설산업은 UAE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한다. 코트라는 2032년까지 UAE의 건설산업 규모가 약 445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건설기계 UAE 법인이 현지에 건 옥외 광고/HD현대건설기계 제공
HD현대건설기계 UAE 법인이 현지에 건 옥외 광고/HD현대건설기계 제공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5년간 UAE에서 유통망이 막혀있었다. 전 딜러였던 알와짓 머시너리 트레이딩(알와짓 그룹)은 현대중공업이 1983년 UAE에 진출한 후 2년 뒤인 1985년부터 제품을 현지에서 대신 팔았다. 하지만 UAE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알와짓 그룹이 대금을 치르지 않자 HD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양사의 법적 분쟁은 5년 만인 올해 초 HD현대건설기계의 승리로 끝났다.

HD현대건설기계는 알 시라위 그룹 계열사 알 시라위 머시너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UAE 건설산업에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HD현대건설기계 UAE 법인은 최근 현지에 ‘현대가 강해져서 돌아왔다’는 내용의 옥외 광고를 걸기도 했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아랍 시장에서는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딜러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중점으로 중동 사업을 확장했다면, 향후 UAE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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