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작사가 만든 ‘위대한 개츠비’ 브로드웨이서 호성적

‘일 테노레’ ‘천 개의 파랑’ ‘파과’ 등 창작 초연 호평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공연 기획사 오디컴퍼니의 글로벌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개막 3주 만에 매출액 128만 달러(약 18억원)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통상 브로드웨이는 주간 매출액이 100만 달러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작품성과 별개로 가차 없이 작품이 내려가는 냉정한 생리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런 경쟁 무대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당초 11월까지 판매 예정이던 티켓을 내년 봄까지 연장한 것은 매우 높은 확률로 성공 가능성을 점쳤기 때문이다.

ⓒ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위대한 개츠비’는 브로드웨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제작자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았다는 점에서 국내 창작진에게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도 글로벌을 겨냥한 창작 뮤지컬 시장의 작품 개발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는 까닭에, ‘위대한 개츠비’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수작이 탄생할지에 대한 기대도 높다.

특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 국내 창작 뮤지컬 시장은 과감하고 규모 있는 시도들이 이어지면서 다양성과 상업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작품들이 다수 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예술단에서 선보인 천선란 작가의 SF소설 ‘천 개의 파랑’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은 대부분의 회차가 매진되면서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위대한 개츠비’의 제작사인 오디컴퍼니의 또 다른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도 지난 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을 마무리한 후 3월부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로 무대를 옮겨 연장 공연까지 마무리하면서 티켓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 월간 기준 티켓 예매액 최고 순위 2위까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파과’ 역시 차지연·신성록·구원영·김재욱 등의 배우의 빼어난 연기와 흥미로운 소재, 세심하고 스타일리시한 무대 연출로 호평을 얻으며 막을 내렸고,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EMK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도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등등곡’(6월11일 대학로 티오엠 개막) ‘베르사유의 장미’(7월16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개막) 등 기대작들도 연달아 개막한다.

애초에 글로벌을 겨냥한 창작 뮤지컬 공모전도 진행된다. 콘텐츠 제작사 라이브㈜가 ‘2024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로 올해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미 2015년부터 시작해 뮤지컬 ‘팬레터’ ‘마리 퀴리’ ‘아몬드’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등 다수의 우수 뮤지컬을 발굴해 국내 대표 창작 뮤지컬 공모전으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에서 통할 창작 뮤지컬을 발굴에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무엇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든다고 해도,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역량 있는 타 제작사와의 매칭 등 실질적인 지원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는 여덟 개 시즌을 거쳐 개발된 다수의 작품이 국내에서 인기리에 공연될 뿐 아니라 해외 진출의 성과를 거둬왔다. 시즌1의 선정작 ‘팬레터’는 국내는 물론 대만과 중국에서 공연됐으며, 올가을 일본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있다. 시즌2 선정작 ‘마리 퀴리’는 국내에서 세 번째 시즌을 올린 후 오는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런던 웨스트엔드 채링크로스 시어터(Charing Cross Theater)에서 현지 스태프와 배우들로 영어 버전 초연을 올린다. 창작 뮤지컬이 웨스트엔드 현지에서 프로덕션을 꾸려 장기 공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움츠리고 있었던 창작 작품 개발이 올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 그리고 규모가 큰 상업적 작품들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더해 이미 뮤지컬 산업이 글로벌로의 시장 확대 필요성을 실감한 만큼 더 도전적인 글로벌 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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