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 동대문 다 다녔어요. 소품 구하려고요. 그만큼 디테일에 많이 신경썼어요. 일하는 저희도 재미있게 만든 공간입니다”

29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이날 문을 연 SK디앤디의 코리빙 하우스 ‘에피소드 용산 241′은 신용산역 인근 최근 개발된 마천루들 사이에 엇비슷한 높이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주거용 건물보다는 오피스로 보일 만큼 세련된 외관을 자랑했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전용면적 49㎡ 타입 거실 전경. 창문 너머로 한강이 보인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전용면적 49㎡ 타입 거실 전경. 창문 너머로 한강이 보인다. /백윤미 기자

용산은 서울 한가운데 자리잡은 사통팔달의 입지로, 미래 서울 부동산의 핵심 지역으로 각광받는 지역이다. 그런 용산의 또 다른 장점은 한강을 끼고 있다는 것인데, 에피소드 용산 241은 이 같은 용산의 입지를 십분 활용한 하이엔드 코리빙 하우스라는 인상을 받았다. 상당수 호실에서 통창을 통해 침대에서, 소파에서 한강뷰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루프탑 공간. 한강뷰가 보이는 테이블을 입주민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루프탑 공간. 한강뷰가 보이는 테이블을 입주민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백윤미 기자

건물 내부 역시 ‘2024년식 한국형 코리빙 하우스는 이런 모습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듯, 크게는 객실 구성부터 작게는 가구나 소품까지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건물 중앙은 1층에서부터 상층부까지 뚫려 있었고, 3.75m의 높은 층고가 전 호실 적용돼 개방감이 느껴졌다. ‘ㅁ’자 순환형 구조 설계로 침실과 화장실 공간을 분리하는 동시에 오피스텔에 부족한 수납공간을 채웠다. 침대 위 창문에는 수면 센서가 붙어 있어 침대에 누워 있는 입주자의 수면 패턴까지 분석한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객실 침대 위에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동그란 센서가 붙어 있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객실 침대 위에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동그란 센서가 붙어 있다. /백윤미 기자

공용 공간인 커뮤니티 역시 더욱 정교하고 편리하게 구성된 모습이었다. ‘낙(N-AK)’이라고 이름 붙여진 음악 감상실에는 고급 스피커와 함께 4중 방음 처리를 통해 입주민 누구나 최대 3시간 가량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결(GYEOL)’이라는 명상 공간은 건물 중앙부에 뚫린 공간에 플로팅 구조로 만들어졌는데, 명상을 할 수 있도록 싱잉볼 등 용품부터 조도·색 조절이 가능한 조명, 블루투스스피커까지 갖춰져 있었다.

기존 주거 시설에서 갖춰져있지 않은 세세한 요소까지 고려한 것들도 눈에 띄었다. ‘몸만 들어와서 살 수 있다’는 코리빙 하우스의 기본 콘셉트에 맞춰 가구 렌탈 서비스를 마련해둔 것이다. 전용 앱을 통해 이케아부터 수백만원 대 고급 가구까지 월 일정액을 내고 빌릴 수 있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전용 앱에서는 가구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전용 앱에서는 가구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인테리어에 자신이 없는 거주자들을 위해 패키지 상품도 마련돼있다. 2주에서 6개월 미만의 단기 거주자들을 위해서는 가구가 모두 갖춰져있는 호실도 있다. 이 공간의 인테리어 역시 SK디앤디의 공간기획 전문 인력이 꾸몄다고 한다.

공용 라운지에 마련된 도서 큐레이션 역시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꾸몄다. 입주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그에 맞는 도서들을 큐레이션하고, 건축이나 아트북 등 예술 관련 서적도 갖춰뒀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공용 라운지 공간에 마련된 각종 술잔들. 입주민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의 공용 라운지 공간에 마련된 각종 술잔들. 입주민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총 201개로 구성된 객실은 전용면적 12.6㎡의 소형 비즈니스 호실부터 전용면적 82.6㎡의 로프트 스위트 객실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일부 가구는 복층형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월 이용료는 최소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6만원부터이며, 넓은 면적의 객실은 최고 월 650만원 선이다. 전용면적 49㎡인 알파 타입 이상부터는 상업용이나 세컨드홈 용도로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SK디앤디는 전했다. 막 문을 연 현재는 10가구 미만이 입주해있는 상태다.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에는 출입 용도로 사용 가능한 QR코드를 내부에 갖춰 둔 먹거리 구입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지난 2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에피소드 용산 241’에는 출입 용도로 사용 가능한 QR코드를 내부에 갖춰 둔 먹거리 구입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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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용산 241은 한국형 코리빙 하우스의 발전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했다. 이곳 구성에 참여한 SK디앤디의 한 직원은 “우리끼리도 이제는 에피소드 이름 앞에 ‘K-’를 붙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면서 “소품 하나, 책 한 권 허투루 하지 않고 신경을 많이 써서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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