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한 고우석(25·마이애미 말린스)이 또 팀을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페셜 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의 모습. /뉴스1
지난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페셜 경기에 등판한 고우석의 모습. /뉴스1

마이애미 헤럴드는 31일 “마이애미 구단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투수 숀 앤더슨에게 40인 로스터 한자리를 주고자 고우석을 방출 대기(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방출 대기 통보를 받은 고우석은 영입 의사를 밝힌 팀이 나타나면 곧바로 이적할 수 있다.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계속 뛰면서 빅리그 진입에 도전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날 수도 있다.

마이애미 구단은 앞으로 5일 동안 고우석을 트레이드로 영입할 구단이 있는지 알아본 뒤 반응이 없으면 마이너리그로 계약을 이관하는 마지막 절차인 웨이버 공시를 한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마이너리그 구단으로 이관하기 위해서는 웨이버 공시 절차가 필요하다.

웨이버 공시 이후 48시간 동안 고우석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고우석의 계약은 마이애미 트리플A 구단인 잭슨빌 점보슈림프로 이관된다. 현실적으로는 고우석이 잭슨빌에 남아 빅리그 도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고우석이 빅리그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위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MLB 트레이드 관련 소식을 다루는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고우석이 KBO리그에서 탈삼진율 30.2%를 기록했던 것과는 달리, 트리플A에서는 8.3%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고우석의 스카우트 보고서에 따르면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8마일이지만,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서는 시속 95마일에 못 미쳤다”며 “경기 후반에 그를 기용할 계획이었던 샌디에이고가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는 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뛴 고우석은 올해 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2+1년 최대 940만 달러였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고우석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에 동행했다가 MLB 개막 로스터 탈락 통보를 받았다. 이후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 구단에서 뛰던 고우석은 지난 5일 샌디에이고가 마이애미로부터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스를 영입할 당시 트레이드 카드에 포함돼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이적 후에는 트리플A에서 뛰며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고우석의 트리플A 성적은 7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0이다. 그러나 마이애미 구단은 고우석을 전력 구상에서 제외했다.

불펜 투수에게 큰돈을 쓸 생각이 없는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영입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방출 대기 카드를 꺼냈다. 고우석을 대신해 마이애미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앤더슨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뛴 선수다. 앞서 앤더슨은 14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고, 결국 시즌 도중에 KIA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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