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야구 해설위원 故하일성
다사다난했던 그의 말년
하일성
출처 : 뉴스1 (좌) / 연합뉴스 (우)

“하지만 야구 몰라요. 경기는 끝나봐야 아는 겁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야구계의 명언이 있다. 그리고 그 명언을 남긴 사람이 바로 故 하일성 해설위원이다.

유명한 야구 해설가 하일성이 생을 마감한 지 8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의 과거 행적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 순간에 몰락한 국민 해설위원

하일성
출처 : 연합뉴스

대한민국 전 해설위원이자 야구 사무총장이었던 하일성은 각종 방송에도 자주 얼굴을 비추며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다.

유명세를 떨쳤던 그가 2016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하일성은 수년 전 절친했던 부동산 업자의 말에 속아 100억 원 상당의 빌딩을 날린 이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하일성은 3000만 원의 돈을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피소당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하일성
출처 : 뉴스1

당시 고소인은 “하일성이 빌딩에 붙은 세금이 밀렸다며 3천만 원을 빌렸지만 갚지 않았다”며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소속사 측은 이에 해명하기 위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소속사 측은 “몇 해 전까지 강남에 시가 100억 원 상당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친한 부동산 업자로부터 사기당했다”고 밝혔다.

“빌딩을 매각하고 판매 대금 등은 한 푼도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양도세 및 기타 세금 등 10억 원가량을 미납한 국세 체납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하일성은 체납액 중 6억 원은 납부하였으나 4억 원은 사채업자를 통해 마련했으며, 사채업자와의 거래가 문제가 되었다고 전했다.

하일성
출처 : 연합뉴스

하일성 또한 “월수입이 2천만 원이 넘지만 부채가 많아서 돈을 갚지 못할 지경”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하일성이 조직폭력배에 휘말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전 조직폭력배 출신이자 ‘조폭계의 대부’라고 불렸던 김태촌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해 왔던 하일성이기에, 이번 사건 역시 조직폭력배와 엮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인 데다 큰 구설수에 휘말렸음에도 하일성은 재기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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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건강 회복과 복귀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으나, 하일성에게 위기는 계속해서 닥쳐왔다.

하일성의 아내 A씨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었고 당시 하일성이 아내의 차량에 동승해 있었던 것이 발각되며 음주 운전 방조죄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여기에 이어 과거 하일성이 부정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되며 상황은 더욱 안 좋아졌다.

2014년 지인으로부터 “아는 사람의 아들을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5천만 원을 건네받았으나, 지인의 아들이 구단에 입단하지 못하자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다.

하일성
출처 : 뉴스1

하일성은 프로야구단 입단 청탁은 없었으며 그저 빌린 돈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대중의 시선은 이미 싸늘해진 상태였다.

건강 악화로 인해 방송 활동도 줄어드는 동시에 악재들이 겹치자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명 해설위원

한편 하일성은 같이 체육 교사 생활을 했던 배구 해설가의 추천으로 1979년 동양방송 야구 해설을 시작하며 해설계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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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당시 한국에서는 “야구해설 하면 하일성”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지도를 쌓았던 하일성은 1983년 고등학교 교사직도 그만두며 해설가 활동에 전념했다.

이후 무려 30여 년간 ‘국민 해설위원’으로 자리매김한 하일성은 단순한 상황 전달만이 아닌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해설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와 타자의 대결, 더그아웃과 벤치의 운영 등을 한발 앞서 예측하고 긴장감을 주면서도 경기의 흐름이 늘어지면 캐스터와의 만담으로 균형을 조절하기도 했다.

하일성의 예측은 야구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가 되어주었으며, 예측이 빗나갈 경우를 대비해 말미에 덧붙이는 “이래서 야구 몰라요”와 같은 말은 곧 유행어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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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렇게 구수하고 친근하면서도 능수능란한 해설로 유명세를 누린 하일성은 2006년 해설위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O 사무총장에 선임되었다.

KBO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동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따는 등, 현장에서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복잡한 개인사에 휘말리고 끝내는 쓸쓸하게 세상을 등지며 야구팬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일성의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몰락하는 건 정말 순간이구나”, “야구처럼 인생도 모르는 일”,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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