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전업주부 차정숙의 반란이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JTBC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내용으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초고속으로 성장 중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전업주부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 이야기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극중 차정숙은 20년간 매일 아침 7첩 반상을 차려내고 시어머니 명품 쇼핑 심부름, 의사인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에 고3 수험생인 딸의 수행평가 등 가족을 위해 희생해왔다.

사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고 명문대 의대를 나와 의사 면허까지 갖고 있다. 의사로 잘나가고 있는 남편보다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한 희생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다.

그랬던 그녀가 갑자기 의사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드라마 내용에 따르면 급성 간염이 계기였다. 차정숙은 급성 간염으로 간 이식을 받게 되면서 인생을 새롭게 살기로 다짐했다고.

하지만 본질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그녀의 MBTI 때문.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는 에너지의 방향,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판단의 근거, 선호하는 삶의 패턴 총 4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총 16개 유형으로 구분한다.

밝고 명랑하며 현실을 직시할 줄 아는 차정숙의 MBTI는 ‘ES’로 시작할 것이다.

이어 MBTI는 T와 F로 나뉘는데, 진실과 사실에 관심을 갖고 원리와 원칙을 중시하면 T(사고,Thinking)형,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치며 의미·영향·도덕성을 중시하면 F(감정, Feeling)형이다.

차정숙이 내린 대부분의 결정은 사고에 따르기보다 감정에 따른 것이 많기 때문에 F에 해당한다. 우선 “의사 면허가 있는데도 전업주부로 사는 것이 아깝지 않냐”라는 친구의 말에 “의사도 좋은 직업이지만 아이 둘 낳아서 잘 키워낸 것도 보람차고 엄청 가치 있는 일이야”라고 답했다.

실제로 20년간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의미와 영향, 도덕성을 원리와 원칙보다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해내기 힘든 일이다.

또한 MBTI에 따르면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선호하면 J(판단, Judging)형, 상황에 따라 적응하며 유동적인 목적과 방향을 선호하면 P(인식, Perceiving)형이다.

차정숙이 의사에 도전해서 이루고 싶은 목적은 딱 하나다. “좋은 의사가 되고 싶어서”다. 분명하기보다는 추상적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차정숙은 실전에서 필요한 많은 정보들을 모두 잊어버린 채 병원에 입사해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아들을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낸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병원에 입사한 것이다. 이 모습을 통틀어 봤을 때 차정숙은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P에 해당한다.

MBTI 유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지만 차정숙의 경우, 전업주부 20년 차에 MBTI 유형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간 이식을 망설이는 남편에게 배신감과 환멸감을 느꼈고 건강을 되찾고 돌아온 뒤에도 당연하게 희생을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았다. 배신감, 환멸감, 상처 등 감정적인 요소가 밑바탕이 됐고 여기에 “의사 한 번 해보면 어때요?”라는 로이킴(민우혁 분)의 한 마디에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인생을 살겠다 다짐하게 됐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인생에 큰 변환점을 맞이한 차정숙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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