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총선 대구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란 추측이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오랜 시간 터를 닦아 온 서울 노원병 지역구 출마를 희망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러나 총선을 약 6개월 앞둔 최근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대구 출마로 기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보수정당 후보가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당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 이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이런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전 대표는 우선순위로 노원병 출마를 고려하지만, 상황에 따라 ‘무소속 출마’, ‘신당 창당’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 출마설’은 이 전 대표가 지난 8월 대구치맥축제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한 것을 계기로 나왔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노원구에 집중하고 싶다”며 대구 출마설을 부인했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최근 연달아 대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구대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했고, 지난 18일에는 대구 지역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정책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TK) 지역 여당 의원들을 “앉아서 밥만 먹는 비만 고양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 텃밭에서 편하게 국회의원이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만약 대구에 어떤 배 나온 아저씨가 강경보수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는 게 의미 없게 되면 그 사람을 잡으러 나오겠다”며 노원병 공천 불발 시 대구 출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를 자주 가는 걸 보니까 그럴(대구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적절한 데 가서 출마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에게도 내년에 국회에 못 들어가면 더 이상 정치하기 힘들고, 어떻게 해서든지 내년에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를 했다”고 전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 전 대표가 출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지역에 출마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최고위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 지역 공천이 이루어지면 그중 가장 약한 고리를 뚫고 ‘그곳 공천 잘못되었다, 이것은 윤핵관들의 잘못이다’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가서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자신이 늘 주장하기를 험지인 노원구에서 정치 활동하고 있고, 노원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다”며 “근무지를 이탈해서 대구에서 선거 활동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역 주민들에게 손가락질받을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이 자신의 손발을 묶어놓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홍범도 장군을 ‘빨갱이’, ‘공산주의자’라고 적은 전 국민의힘 노원을 당협위원장 명의의 홍보물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노원병 바로 밑에 노원을에서는 이러고 있는데 내 손발 묶어놓고 어쩌라고”라며 “이렇게 하면 누군가가 좋아할 거라는 인식을 심어준 니들이 반성하지 않고 무슨 선거를 치르냐”고 여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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