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마르와 이강인 ⓒ연합뉴스
▲ 네이마르와 이강인 ⓒ연합뉴스

▲ AC밀란전 득점 이후
▲ AC밀란전 득점 이후 “나에겐 정말 특별한 선수였어요”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올해 여름 짧았지만 굵게 만난 ‘우리형’ 네이마르(31, 알 힐랄)를 떠올렸다.

스페인 매체 ‘온제몬디알’은 27일(한국시간)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전 이후 네이마르를 떠올렸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시작됐던 브로맨스를 볼 수 있었다. 이강인이 네이마르에게 달콤한 말을 했다”고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에 ‘TNT 스포츠 브라질’이 이강인에게 네이마르를 물어 본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관련 질문에 “여기에서 네이마르를 만났다. 네이마르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매우 특별한 선수였다. 어린 시절 내가 스페인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마르도 스페인에 왔다”라고 답했다.

네이마르는 2017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에 합류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트레블을 달성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캄노우의 기적’ 등 엄청난 활약을 했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에게 쏠렸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와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둔 상황에 메시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 자리를 원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바르셀로나에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바이아웃 금액)를 지불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랄 세기의 이적이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네이마르를 영입해 킬리앙 음바페와 같이 챔피언스리그, 유럽 제패를 목표로 달렸다.

대형 프로젝트 중심이었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팬들과 불화도 있었다. 이적 초반 절친한 관계였던 음바페와 사이도 틀어지면서 파리 생제르맹과 점점 멀어졌다.

이적설이 돌았지만 프리시즌 여름 투어엔 참석했다. 당시엔 오히려 음바페 이적설이 유럽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음바페가 내년 여름 자유계약대상자(FA)로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결정하자 파리 생제르맹이 분노했다. 이적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팀과 협상까지 마련했지만 음바페는 계약 기간을 끝내고 가려는 입장이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음바페를 아시아 투어에서 빼는 결단까지 내렸다. 네이마르는 일본과 한국 투어에 동행했다. 올해 여름에 합류했던 이강인과 친하게 지내는 ‘브로맨스’를 보여 한국 팬들에게 ‘우리형’으로 불리기도 했다.

▲ 이강인
▲ 이강인

실제 이강인과 네이마르 사이는 참 좋았다. 올해 여름 합류한 이강인이었지만, 네이마르와 함께 웃고 농담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프리시즌 기간 오픈 트레이닝이 끝난 뒤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네이마르를 묻자 “어떻게 하다 보니까 친해졌다”라면서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와 친한 것 같다. 처음에 갔을 때부터 너무 잘해줬다”고 답했다.

프리시즌에 짧게나마 그라운드에서 호흡하기도 했다. 부상이었던 네이마르와 이강인은 일본 투어에 뛰지 못했지만,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프리시즌 친선전에 함께했다. 네이마르는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고, 이강인은 후반전 교체로 네이마르와 호흡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결정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음바페와 파리 생제르맹 관계가 회복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일각에선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 잔류 조건으로 네이마르 방출을 요청했단 이야기도 있었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네이마르와 작별을 알렸다. 알 힐랄 이적 확정 뒤에 고마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구단 트레이닝 센터에서 모든 팀원과 코칭 스태프들이 네이마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다. 네이마르는 체육관에서 몸을 풀고 있는 동료들에게 다가가 한 명씩 하이파이브를 했다. 음바페와는 다소 쌀쌀한 느낌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포옹을 하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이강인도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이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파리를 떠나기 전 자택에서 브라질 동료를 포함해 작별 파티를 했는데, 이강인도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게 정리된 이후 알 힐랄은 구단 공식 채널에서 “환상적인 재능은 모두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는 메시지와 짧은 영상을 통해 네이마르 영입을 발표했다. 네이마르는 “내가 여기 사우디 아라비아에 왔다. 난 이제 알 힐랄 선수”라며 알 힐랄 유니폼 엠블럼을 가리켰다. 파리 생제르맹도 그동안 네이마르 커리어를 짚으면서 완전한 이별을 알렸다.

네이마르와 파리 생제르맹 작별이 확정되고 이강인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강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정말 특별했다. 정말 감사했다. 항상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라며 프리시즌 기간 네이마르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게재했다.

▲ bestof to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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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도 이강인의 메시지를 다시 언급하며 답했다. 네이마르는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당신은 이미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 나중에 다시 또 만나자, 아들”이라고 답했다.

이강인은 프리시즌이 끝나고 2023-24시즌 일정에 매진했다. 개막전 선발로 뛰었지만 3라운드를 앞둔 상황에 근육 부상이 또 생겼다. 9월 A매치를 건너뛰고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 회복에 총력을 다했다. 이후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 교체로 뛴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활약했다. 상대팀 2~3명을 끌고 다녔고 과감한 전진패스를 시도했다. 결승전이었던 한일전에서도 맹활약하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3회 연속 우승과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도 받았다.

10월 A매치에선 튀니지전에 손흥민 공백을 대신에 맹활약했다. 답답했던 전반전을 지나 후반전에 장기를 폭발했다. 튀니지 수비를 홀로 흔들며 질주했고,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베트남전에선 손흥민과 함께 한국 공격을 이끌며 완벽하게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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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  ⓒ연합뉴스/AFP
▲ 이강인 ⓒ연합뉴스/AFP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선 벤치에서 출전을 기다렸다. 엔리케 감독은 두 골 앞섰던 후반 26분 뎀벨레를 빼고 이강인을 넣었다. 지난 리그 스트라스부르전 선발에 이어 이번에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뎀벨레와 다른 종류의 윙어였다. 같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지만 풀백 하키미와 연계, 원투패스로 측면에서 허리로 중원을 장악했다. 왼쪽 측면에서 음바페가 기회를 노리면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했다.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위협적인 킬러 패스를 시도하며 기회를 창출하는데 집중했다.

유려한 드리블로 AC밀란 수비를 벗겨냈고 재빠르게 연계 플레이로 동료들과 합을 맞췄다. 정규 시간 종료 1분 전, 데뷔골을 터트리며 파리 생제르맹 홈 팬들 환호성을 받았다. 자에르-에메리가 측면으로 전진해 돌파한 이후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했다. 하무스가 슈팅 모션을 취하며 AC밀란 수비 시선을 끌었고, 쇄도하던 이강인에게 걸렸다. 이강인은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시도하며 AC밀란 골망을 뒤흔들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의 쐐기골을 더해 3-0으로 이기며 F조 선두 도약에 성공했다.

스페인 매체 ‘온제몬디알’은 이강인 활약에 ‘네이마르가 있었다면…’이라는 반응이었다. 매체는 “이강인이 네이마르를 떠올렸지만, (네이마르가 알힐랄로 떠나면서) 결국 빛을 볼 수 없는 듀오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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