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 끝에 결국 동료들보다 시즌을 먼저 마감한 플럿코 ⓒ 곽혜미 기자
▲ 부상 끝에 결국 동료들보다 시즌을 먼저 마감한 플럿코 ⓒ 곽혜미 기자

▲ 플럿코는 27일 미국으로 출국해 올 시즌을 정리했다 ⓒ곽혜미 기자
▲ 플럿코는 27일 미국으로 출국해 올 시즌을 정리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계약한 아담 플럿코(32)는 계약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어쩌면 플럿코는 LG나 KBO리그와 인연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양자를 붙였다.

당시 LG는 팀 부동의 외국인 에이스인 케이시 켈리, 그리고 2021년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한 앤드류 수아레즈와 모두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두 선수의 실적과 투구 수준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원하는 금액에서 LG와 생각의 차이가 제법 컸다. 특히 수아레즈는 일본 진출 또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때 LG가 과감하게 플럿코에 베팅했다.

배짱이 좋았다. 플럿코와 먼저 계약을 했다. 외국인 투수 자리는 하나 남았다. 켈리, 수아레즈 중 하나만 LG와 계약할 수 있었다. 눈치 싸움을 유도한 끝에 결국 켈리가 먼저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LG에 남았다. 돌려 말하면, LG는 플럿코가 켈리 혹은 수아레즈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베팅한 것이다.

그런 플럿코는 LG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정규시즌 49경기에 나가 285⅓이닝을 던지며 26승8패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에이스급 성적을 찍었기 때문이다. 한국 생활에 적응도 잘했다. 아내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나온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가을과 인연은 없었다.

플럿코는 지난해 키움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소나기 안타를 맞더니 6실점(4자책점)하고 강판됐다. 1차전에서 승리했던 LG는 2차전에서 플럿코의 부진을 감당하지 못하고 졌다. 그 후 키움에 기세를 내주며 3‧4차전에서 모두 지며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이는 류지현 전 감독의 재계약 불가 판정으로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꽤 컸다.

올해도 시즌 중반까지는 좋았다. 21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 중이었다. 팀 선발진의 계산이 이리저리 다 깨진 상황에서 그나마 플럿코가 분전했기에 LG는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플럿코가 시즌 막판 이상징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8월 26일 NC와 경기에서 골타박상을 입었다. 당초 조금 쉬면 다시 등판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선수가 투구에 난색을 드러내면서 복귀 시점이 계속 뒤로 밀렸다.

LG는 플럿코의 부상 정도가 투구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정규시즌 마지막에라도 등판해 실전 감각을 쌓고 시즌을 마치길 바랐다. 하지만 플럿코의 생각은 반대였다. 미국 의료진과 협의한 결과 투구를 하면 곤란하다고 맞섰다. 플럿코의 복귀가 계속 지연되면서 이 달랐던 생각의 충돌이 외부에도 드러났다. 끝내 염경엽 LG 감독이 “플럿코 없이 간다”고 선언하면서 포스트시즌 등판도 불투명해졌다.

▲ 플럿코는 뛰어난 투수였지만 2년 연속 시즌 막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곽혜미 기자
▲ 플럿코는 뛰어난 투수였지만 2년 연속 시즌 막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곽혜미 기자

▲ 플럿코와 LG는 부상 상태에 대한 생각이 사뭇 달랐다 ⓒ 연합뉴스
▲ 플럿코와 LG는 부상 상태에 대한 생각이 사뭇 달랐다 ⓒ 연합뉴스

플럿코는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어깨에 다소간 통증이 있었다. 연습경기를 건너 뛰고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가겠다고 해 구단이 의사를 수락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난타였다. 올해도 시즌 막판 어쨌든 부상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의 부진을 씻을 기회도 없었다. 팬심도 험악해졌다.

야구계 관계자들과 선수들의 말을 종합하면 흔히 말하는 ‘워크에식’이 아주 안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가벼운 통증을 이겨내는 투지를 불태우며 공을 던지는 선수도 아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비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면 등판에 난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을 아끼는 전형적인 ‘용병’ 마인드의 선수였다고 봐야 한다. LG도 내년에는 플럿코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플럿코는 구단과 합의 하에 27일 한국을 떠나 시즌을 마감했다. 27일 오후 4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0.1%의 극적인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결국 기적은 없었다. LG는 이미 플럿코를 배제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다.

플럿코는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남겼다. 플럿코는 “LG 트윈스 팬 분들 지난 2년 동안 저희 가족의 안식처가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제 아들은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고, 아내도 한국을 정말 사랑했습니다. 저희 모두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며 팬들과 한국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 플럿코는 이어 “말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LG트윈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고, 선수단도 원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면서 “저는 평생 LG 트윈스를 응원할 것이고, LG 트윈스가 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LG 트윈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승리할 것입니다. LG 트윈스 파이팅! 감사합니다”고 응원했다.

앞으로 플럿코는 재활을 진행하면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플럿코는 2021년까지 총 5시즌 동안 88경기(선발 37경기)에 나가 14승14패 평균자책점 5.39를 기록했다. 가장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1년은 볼티모어 소속으로 38경기(선발 1경기)에 나가 56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 평균자책점 6.71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계약 자체는 어렵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다만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불펜으로 쓰기에는 구속이 조금 떨어지고, 그렇다고 선발로 쓰자니 메이저리그 경력과 KBO리그에서의 부상 전력이 걸린다. 롱릴리프로 관심을 가질 팀이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 내년 재계약은 어려워보이는 플럿코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할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 내년 재계약은 어려워보이는 플럿코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할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