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나선 전직 대통령들을 향한 야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최근 회동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치고수”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4대강’과 관련해 취재진과 설전을 벌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석고대죄하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서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자중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5일 한강 강천보를 방문한 이 전 대통령이 뉴스타파 기자로 활동하는 최승호 전 MBC 사장이 ‘4대강 사업으로 녹조가 창궐한다는 지적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을 하자, 이 전 대통령이 최 전 사장의 어깨를 토닥이며 “공부를 많이 하고 오라”고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서 “4대강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데 적반하장”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선도사업으로 밀어부쳐 2조6595억원을 쏟아부은 ‘경인운하’는 뱃길을 이용하는 화물이 지난 10년간 0.9%로 사실상 텅 비었다. 22조를 쓴 4대강 사업은 녹조라떼 하천이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추진한 경인운하, 4대강 때문에 수자원공사 손실보상을 메워주느라 국민이 부담하는 혈세만도 자그마치 5조 3000억원”이라며 “더 이상 국민의 분노가 끓어오르기전에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윤 대통령과 만난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날 자신의 SNS서 “역시 박 전 대통령 정치는 윤 대통령, 이 전 대통령보다 비교할 수 없는 고수”라며 “사실상 첫 공식 외출 상경을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를 택함으로서 이 전 대통령처럼 시비를 부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처리한다”고 칭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안부를 물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안부를 물은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연출’이라는 게 박 전 국정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TK 지지기반 붕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윤 대통령을 불러내 인사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신의 한 수”라며 “정치는 아무나 하나”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