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박근혜 회동’ 다음날 안동 찾아 간담회

‘지역 균형’ 내세우며 “이념편향 교육 안돼”

김기현, 경주 찾아 “경각심 갖고 단합” 강조

당내선 “TK 다지기 당연…’맞춤 정책’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후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후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열린 유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 지역부터 다지기에 나섰다. TK 지역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고, 경북 지역 간담회 등을 개최하는 등 활동도 다양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부·여당이 최근 악화되는 보수층의 지지율을 다 잡아 이른바 ‘집토끼’의 이탈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경상북도 안동 병산서원을 방문해 지역 유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통문화유산에서 찾는 지혜와 교훈’을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며 대통령으로서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소임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안동을 찾은 건 당선인 시절 이후 1년 반 만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곧바로 안동에 있는 경북도청을 찾아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의 다양성과 지역 필수 의료 확충 등을 고리로 지역 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피력한 윤 대통령은 “이념 편향 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을 의미하고, 획일화는 반대로 이념화로 귀결된다. 이것은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다양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교육을 해야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수 있고, 그게 바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역에 이러한 풍토가 자리잡아야 기업도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며 “공교육도 보다 다양해져야 한다. 이러한 논의는 거세지고 있는 지방소멸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경북 지방협력회의는 서울·울산·전주·부산에 이어 5번째로 열렸다.

이 같은 TK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연이틀 TK와 연관이 있는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해 취임식 이후 1년 5개월 만에 박 전 대통령과 만난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우리 국민에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줬다”며 “웅크리고 있는 우리 국민의 잠재력을 끄집어내서 우리 국민을 위대한 국민으로 단합시켰다.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수 결집을 염두에 둔 메시지를 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경주시 원전현장인력양성원에서 열린 '경북도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경주시 원전현장인력양성원에서 열린 ‘경북도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순방 직후 연이틀 보수 대통합 행보에 나서는 건 총선 위기론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에서마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감소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최근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 중심의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에 균열이 생긴 상태다.

지난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올해에는 해외순방을 마치자마자 참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결집을 통한 발판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란 시각을 내놓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TK 챙기기에 장단을 맞췄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안동을 찾은 날 경북 경주 원전현장인력양성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북도의회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 당이 변화와 쇄신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뭐든 다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 대표는 “대선을 통해 정부가 교체됐지만 정권은 교체되지 않았다는 것을 국회 활동에서 뼈저리게 느낀다. 지금까지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이렇게 횡포를 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식을 뛰어넘는 횡포”라며 “상대방은 터무니없는 짓을 해 공격을 받아도 똘똘 뭉쳐 대응한다. 우리도 경각심을 갖고 단합해야 한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TK 중심의 움직임이 당장의 지지율 ‘기술적 반등’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33%가 긍정평가를 했다. 특히 TK는 49%로 가장 높은데다, 윤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부정평가(43%)보다 높은 유일한 지역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TK가 보수의 심장이긴 하지만 너무 소홀했던 점도 있었고, 최근 다양한 소문으로 흔들렸던 적도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다지기에 나서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단순히 TK를 찾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지역 발전에 대한 확실한 정책 등을 내놓으면서 더 강한 단합을 이룰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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