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의 한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피해를 입은 아이를 응급치료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전쟁은 한없이 무참하다. 전쟁통에 태어난 미숙아에게서 부모의 목숨마저 앗아가고 있다. 실낱같은 제 목숨도 의약품 부족과 인큐베이터 연료 부족으로 위태롭기만 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내 최대·최고 시설을 갖춘 알시파 병원.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노출된 이 병원의 의료진은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여읜 신생아 130명이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공습에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에서 산모들이 숨을 거두는 와중에 의사들이 달려가 출산시킨 미숙아들로,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지 소식을 전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현재 물과 연료, 의약품이 모두 부족하며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심할 때면 이 병원 건물도 15분마다 흔들릴 정도다.

이곳에서는 28일(현지시간) 현재 700개 병상을 훨씬 넘어선 6만명 이상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부상을 치료하거나 피란해 있다고 한다.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 전쟁으로 피란처 역할을 했던 가자지구 내 병원도 역부족의 상황에 놓였다. 각종 의약품, 식량, 기타 물자 등이 바닥을 드러내 많은 환자와 부상자, 그리고 미숙아들이 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계 영국인 의사로 런던 병원을 닫아두고 알시파 병원으로 의료 봉사를 온 가산 아부 시타는 지난 27일 레바논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하루에 최대 12차례 수술을 하고 있으며 사흘간 수술실을 떠나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치료한 어린이 상당수가 단 한 명의 일가친척도 남아 있지 않다”며 “부모는 물론 형제,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모두 숨졌다”고 말했다.

병원 건물 창문이나 울타리에는 피란민들이 빨아 널은 빨래가 매달려 있고, 어린이들은 낮에는 병원에서 뛰어놀다가 밤에는 한데 모여 잠을 청하고 있다.

이렇듯 부상자와 이재민들이 마지막 기댈 수 있는 피란처로 병원에 몰려들고 있으나 병원들은 연료와 의약품 부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신생아치료실의 나세르 불불 박사는 미숙아들에게 투여해야 할 중요한 의약품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의료진은 다른 가자지구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인큐베이터부터 산소호흡기, 수술도구 살균기까지 병원 필수 기구를 돌릴 연료가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자 지구내 다른 병원 최소 6곳도 연료 부족에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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