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서효빈 수습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다. 주요 임원의 구속으로 리더십 공백과 경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신사업과 투자 전략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카카오톡 성공 신화’를 이끈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수사 대상이라는 점도 카카오로서는 뼈아프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해온 카카오는 최근 몇년 새 악재와 사고로 몸살을 앓아왔다. ‘하인리히 법칙’처럼 지금의 대형 악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크고 작은 소란들이 징후를 보였던 것이다.

어떤 것은 ‘운이 나빠서’, 어떤 것은 ‘실수로’ 발생했지만 결국은 외적 성장에 주력하다보니 기본이 흔들리고 리스크 관리가 취약해서 생긴 일이었다.

현재 진행형인 카카오 사태가 주는 교훈도 다르지 않다. 기본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거와 마주할 필요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련의 카카오 악재들을 살펴봤다.

◇2021년 12월~2022년 1월 ‘스톡옵션 논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사퇴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 논란이 일며 업계 안팎이 들끓었다.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약 46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대표와 주요 임원들은 회사 주식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당일 스톡옵션을 행사해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 대표는 노조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사퇴했다.

◇2022년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카카오 ‘블랙아웃’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카카오톡 등 대부분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대란이 발생했다. 모든 서비스를 완전히 복구하기까지 약 5일이 걸렸다. 카카오톡 일반 이용자도 불편을 겪었지만 소상공인들도 피해가 컸다. 피해 보상을 마무리하는데 무려 8개월이 걸렸다.

◇2023년 7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 파장, 노조는 단체행동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파장이 일었다. 노조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데는 경영진의 책임이 무겁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책임 경영을 요구하며 장외 집회를 진행하면서 노사간 갈등도 커졌다.

◇2023년 9월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 결제’ 재무 임원 법인카드 논란

카카오 재무그룹장(CFO)을 맡았던 임원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 내부 규정상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결제 금액이 지나치게 많아 법인카드 사용 취지에 적절치 않았다. 결국 카카오는 징계(3개월 정직) 결정을 내렸다.

◇2023년 10월 다음 ‘클릭 응원’ 매크로 조작 사태

카카오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여론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한 일이어서 파장이 컸다. 지난 1일 원하는 팀을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해 응원하는 다음 스포츠의 ‘클릭 응원’에서 매크로 개입으로 한국보다 중국 팀 응원이 더 많은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여론 조작 등 각종 의혹 제기가 난무하면서 카카오는 홍역을 치렀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포털을 가짜뉴스 유통과 확산 경로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2023년 10월 SM 시세 조종 사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

지난 19일 새벽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센터장도 이 사건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이 조사를 받은 다음날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줄조사를 받는 등 창립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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