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유가족과 종교인, 시민들이 참사 현장에 모였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29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와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앞에 모여 4대 종교(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도회를 진행하고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역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행진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인원 수는 집회 신고 기준 3000명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게 진정한 사과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사 추모대회를 참석하는 대신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추도사를 통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야당이 개최하는 정치집회의 성격이 짙어 윤 대통령은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유형우 협의회 부위원장은 “우리는 정치 집회가 아닌 시민들과 함께하는 추모대회를 하러 가고 있다”며 “오늘만큼은 온전히 희생자를 추모하고 애도하고자 한다. 윤 대통령은 희생자 159명의 영정 앞에 와서 진정으로 눈물 흘리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이태원 특별법은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정민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원인과 재발방지를 논할 수 있는 특별법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며 “참사 앞에 여야가 없고 모두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고 말했다.
종교인들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 등을 위로했다. 자캐오 신부는 “이태원 참사는 별이 된 15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 목격자, 지역주민, 상인 모두의 아픔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였다”며 “눈물이 나면 울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 변할 것 같지 않은 정부를 바꿔나가는 데 한 걸음씩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선우스님은 “윤 대통령은 허망하게 떠난 그리움으로 가득 차고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유가족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종교인들은 기도회를 마친 후 유가족과 함께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조성된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헌화를 진행했다.
이날 추모대회는 오후 5시께 서울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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