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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1등이란 무엇인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4대 금융지주 성적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달려온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경쟁은 이미 KB금융의 승리로 결론난 듯 하다. 올 3분기 신한금융은 KB금융과의 순익 격차가 더 벌어졌을 뿐 아니라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순익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신한금융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고객중심 경영’과 ‘주주친화 정책’이 매분기 실현되고 있어서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에도 1분기, 2분기에 이어 현금배당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금융권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의 주주환원율은 올 연말까지 3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신한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은행의 희망퇴직 비용과 증권의 충당부채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이같은 힘든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신한금융이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3분기 저조한 실적 속에서도 본업에선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업계선 신한금융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계열사 중에선 은행과 보험(신한라이프)을 제외하면 눈에 띄게 실적 개선에 성공한 곳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올 연말 진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색깔을 낼 수 있는 인사와 조직개편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투자증권과 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들의 임기가 만료되는데다가 실적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공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3분기 3조81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11.3% 줄었다. 지난해 반영된 3220억원(세후기준) 에 달한 증권 사옥 매각이익이 사라지면서 전년 대비 순익 감소 효과가 커졌다. 3분기 신한금융의 별도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대비 3.7% 감소한 1조1921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6조6736억원이다. 전년 대비 8.0%(496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자부문 이익은 8조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비이자부문 이익은 2조9458억원으로 같은 기간 32.9% 늘었다. 이자이익의 경우, 금리 상승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은 줄었으나 기업대출에서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늘린게 주효했다. 실제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작년말 대비 올 3분기 5.5% 성장했다. 또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운용수익률이 개선되고 보험금융 손익 증가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판관비가 전년 대비 11.2%(4335억원)늘어나면서 비용도 함께 늘었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비용(743억원)과 용역비 계정 재분류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서다. 영업외이익도 지난해 5711억원에서 올 3분기에는 -208억원으로 손실이 났다. 이는 신한투자증권이 고객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1200억원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4대 금융지주에서도 신한금융의 성적표는 사실상 저조한 수준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8.2%, 4.2% 증가한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11.3%, 8.4%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 하락 속에서도 신한금융은 주주가치 환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25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한다고 밝혔는데, 신한금융이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3월과 6월에는 각각 1500억원을, 8월에는 100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소각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매분기 주당 525원의 현금배당을 발표했다.

특히 2021년 금융지주사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주주환원 강화를 목표로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차례 자사주(총 3000억원 규모)를 소각했는데, 올해는 매분기 배당과 자사주 소각(총 5000억원 규모)을 통해 주주가치 환원에 나서고 있다. 진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강조해온 ‘고객중심’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진 회장이 취임한 올해부터 신한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이 더욱 활발해졌다. 신한금융의 주주환원율은 2021년 26%에서 지난해에는 30%까지 올랐는데, 올해는 33%에 달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누적 분기 배당금은 주당 1575원, 누적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금액은 5000억원으로 우수한 자본적정성과 안정적 이익 창출력을 기반으로 일관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서도 신한금융의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수익성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제고할 전망”이라며 “올해 신한금융의 예상 주주환원율은 33.4%로 주요 주주환원 관련 지표에서 모두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강화는 과제로 남는다. 3분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 비중을 보면 은행이 63%, 비은행부문이 37%다. 작년 3분기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이 42.8%였는데 1년만에 5.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실제 올 3분기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등을 제외하면 계열사들 실적이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계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증권과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은행에 쏠린 수익 비중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진 회장이 취임 2년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실적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의 CEO가 교체됐으나 진 회장의 의중보다는 조용병 전 회장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 연말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의 CEO들의 임기가 만료돼 대규모 인사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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