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아스톤 빌라는 최근 네덜란드의 AFAS 스타디온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E조 3차전 AZ알크마르와 대결했다.

이날 경기는 원정팀 아스톤 빌라의 4-1승리로 끝이 났지만 영국 언론은 경기가 끝난 후 이 경기의 결과보다 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을 소개했다. 슬픈이야기인데 해피엔딩으로 끝이나서 다행인 에피소드이다.

AFAS 스타디온의 관중석에는 ‘플래카드’가 하나 걸려 있었다. 한 꼬마 팬이 내건 것이었다. 플래카드에는 “무사 디아비, 당신의 유니폼을 가지고 싶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아스톤 빌라의 공격수 디아비의 팬인 한 소년이 걸어 놓은 플래카드였다. 그런데 네덜란드 원정 온 아스톤 빌라였기에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팬인 줄 알았다. 알고보니 이 소년은 영국에 산다.

이 소년은 일부러 디아비가 영국을 벗어나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것을 보기위해서 멀리 네덜란드까지 날아온 것이다. 아마도 어린 나이기에 혼자가 아니라 부모와 같이 온 듯 하다.

그리고 이 소년은 진심을 담아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게다가 프랑스 출신인 디아비가 잘 알아볼 수 있게 직접 프랑스어로 적었다.

하지만 이 꼬마 팬의 소망은 경기전 산산이 부서졌다.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경기장 관중석 난간에 걸어 놓았다. 이를 본 경기장 관리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플래카드를 걷어가 버렸다.

게다가 이 관리인은 주인인 소년에게 돌려주지 않고 갈기갈기 찢은 후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마도 홈 선수의 응원문구가 적혀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했다. 자신의 플래카드가 쓰레기로 변하는 모습을 본 이 소년팬은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서럽게 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물론 관리인은 자기일을 했다. 규정을 벗어난 행동이기에 어쩔수 없었다며 소년에게 설명했다. 이 설명은 들은 소년이 관리인의 품에 안겨 펑펑 소리내 울었다. 여기까지는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이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경기가 끝난 후 이같은 소식이 아스톤 빌라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디아비의 귀에 들어갔다. 이 소식을 들은 디아비는 탈의실에서 나와 소년을 찾았다. 마침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던 이 소년을 발견한 디아비는 이날 입고 뛰었던 유니폼을 소년에게 선물했다. 사진도 함께 찍었다. 눈물을 흘렸던 이 꼬마팬은 환하게 웃었다.

구단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사람이 만나는 영상을 업로드하고 “이것이 바로 우리 선수들의 마음이다”라고 켭션을 달았다.

이 같은 장면을 본 아스톤 빌라 팬들은 “나는 이런 장면을 정말 좋아한다. 아스톤 빌라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 소년의 밤은 눈물로 시작했지만,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며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스토리다. 우리에게 이런 일을 해주는 클럽이 우리에게 가장 특별한 클럽이다. 오늘 밤은 그 소년의 밤이 될 것이다”거나 “우리는 가장 친절한 선수를 가진 특별한 클럽이다” “오늘밤은 완전히 특별한 밤이 됐다”고 적었다.

[아스톤 빌라 디아비와 그의 팬이 유니폼을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경기장에 걸린 플래카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빌라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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