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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높아진 가운데,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 향상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다수의 기업들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선반영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로 전망이 좋지 않은 4분기와 내년 상반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6%(3.73포인트) 오른 2302.81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2299.08을 기록하면서, 약 10개월 만에 23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주가 지수를 끌어내린 주된 원인을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높아진 것으로 봤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를 넘어서면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설 줄 알았지만, 지난 26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또다시 4.99%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에서는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증시 부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와도 맞물리면서 일부 종목들은 호실적 달성과 함께 주가 반등 기회를 잡는 모양새다. 기업들의 실적과 향후 전망은 해당 기업의 주가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실제 3분기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그 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적 향상에 따른 상방 압력보다 경기 침체로 인한 하방 압력이 커 주가에 힘이 실리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7312억원을 달성해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그에 반해 주가는 호실적에 상응하지 못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27일 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8.4%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고객사들이 전기차 생산계획 정책을 보수적으로 전환한 것과 더불어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피 시총 7위인 POSCO홀딩스의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33.3% 증가한 1조1960억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한 주 동안 6.6% 하락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고, 부양책 및 감산 기대감도 옅어지고 있어 국내 전방산업의 대부분 수요 지표가 둔화되고 있다”라며 “철강 시황 역시 빠른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밖에도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3% 증가한 3조8218억원을 달성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 주간 주가는 4.3%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같은 기간 2.4% 상승한 것에 그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상 3분기 실적에 대해선 주가가 이미 반영된 것이고, 향후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며 “현재 내년 상반기까지 대체로 전망이 나빠질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좋아도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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