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커버리지비율 100% 아래로

고금리·부동산PF 리스크에 ‘촉각’

금융 부실 이미지. ⓒ연합뉴스 금융 부실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상호금융 지역 조합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 규모가 대출 리스크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최대 상호금융 조직인 농협만큼은 아직 부실 규모보다 많은 여유로운 충당금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금리 충격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더 확산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위험 관리에 보다 고삐를 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농협·신협·수협 소속 2069개 조합들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평균 90.9%로 지난해 말보다 46.2%포인트(p) 낮아지면서 100%를 밑돌게 됐다.

이는 상호금융 조합들이 여신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준비해 둔 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됐다는 뜻이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 잔액과 비교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우선 신협 조합들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59.1%로 같은 기간 대비 22.3%p 떨어졌다. 수협 조합들의 해당 수치 역시 68.8%로 27.7%p 하락했다. 농협 조합들의 NPL 커버리지비율도 108.8%로 61.1%p나 낮아졌지만, 유일하게 100% 이상을 유지했다.

상호금융권별 지역 조합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상호금융권별 지역 조합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상호금융권의 여신 위험 대응력 지표가 나빠진 건 그 만큼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반면 부실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은 부실채권 증가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사 대상 조합들의 NPL 총액은 14조2489억원으로 58.8% 급증했다. 반면 충당금은 12조9466억원으로 5.3%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향후 부실채권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 여파다.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대출을 상환하는데 곤란을 겪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제 1금융권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2금융권을 찾은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상호금융권의 대출 부실 우려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상호금융업계가 파이를 키워 온 부동산 PF 대출도 문제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를 둘러싼 PF 대출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상호금융권의 부실 대응 여력이 악화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앞으로 여신 건전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