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막을 올린다. 두 주인공은 KT와 NC다.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2023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이 열린다. 이번 시리즈는 정규리그에서 79승 3무 62패로 2위를 마크한 KT위즈와 4위 NC 다이노스(75승 2무 67패)의 대결로 치러진다.

정규시즌에서 우위를 보인 팀은 KT였다. 초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한때 최하위까지 처졌던 KT는 안정된 투수력을 바탕으로 점차 제 자리를 찾아갔다. KT 투수진의 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23.71로 10개 구단 중 단연 1위다.

 KT는 정규리그 2위의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사진=김영구 기자
KT는 정규리그 2위의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사진=김영구 기자
 NC 다이노스는 가을야구 들어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NC 다이노스는 가을야구 들어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특히 선발진의 힘이 컸다. 부진으로 방출된 보 슐서의 대체 선수이자 이미 2019~2022시즌 KT와 인연을 맺었던 윌리엄 쿠에바스(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를 필두로 웨스 벤자민(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 고영표(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 배제성(8승 10패 평균자책점 4.49), 엄상백(7승 6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짜여진 KT의 선발투수진은 리그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KT는 정규리그에서 NC에 상대전적 10승 6패로 우위를 보였다.

플레이오프 기선제압을 위해 KT는 이중 쿠에바스를 이날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올 시즌 승률왕에 오른 그는 또한 가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통산 세 차례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해 2승 평균자책점 2.20(16.1이닝 4실점)으로 짠물투를 선보였다. 2021시즌에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7이닝 무실점 쾌투로 KT의 사상 첫 통합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표본이 적지만 올해 NC전 성적도 나쁘지 않다. 한 차례 맞붙어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쾌투를 펼쳤다. 그러나 손아섭(쿠에바스 상대 성적·3타수 2안타 1타점)과 김주원(2타수 1안타) 등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타선 상황은 좋지 않다. 무엇보다 주포 강백호가 빠졌다는 것이 가장 뼈아프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로 KT의 지명을 받은 강백호는 지난해까지 588경기에서 타율 0.317(2218타수 702안타) 87홈런 369타점 29도루를 기록,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좋지 못했다. 부상 및 부진에 시달린 강백호는 71경기 출전에 타율 0.265(238타수 63안타) 8홈런 39타점에 그쳤다. 이후 최근 마무리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수확에 힘을 보태며 기세를 올리는 듯 했으나, 청백전 도중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T의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쿠에바스. 사진=천정환 기자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T의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쿠에바스. 사진=천정환 기자
 올해 KBO리그를 호령한 슈퍼 에이스 페디. 사진=김영구 기자
올해 KBO리그를 호령한 슈퍼 에이스 페디. 사진=김영구 기자

이에 맞서는 NC 역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 주축 자원 들의 이탈로 개막 전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으나, 신구 조화 및 선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4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NC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4위의 이점으로 1승을 안고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2선승제)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4-9로 격파했다.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SSG랜더스를 시리즈 전적 3-0으로 완파하며 단 한 차례의 패전도 겪지 않은 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NC는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를 선발투수로 출격시킨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은 그는 정규리그 30경기(180.1이닝)에서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이라는 비현실적인 성적표를 남기며 트리플 크라운(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것)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앞서 선동열(해태 타이거즈·1986, 1989~1991), 류현진(한화 이글스·2006년), 윤석민(KIA·2011년)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하지만 시즌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5.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후속타자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았다. 이 여파로 페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결장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당초 강인권 NC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3차전 선발투수로 페디를 예고했으나, 경기 후 이를 번복했다. 페디가 불편함이 있어 병원 검진을 다녀왔는데, 단순 충돌 증후군 결과가 나온 것. 그리고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린 그는 마침내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단 실전 감각 향상은 페디가 풀어야 할 숙제다. 16일 이후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은 그는 이날 14일 만에 출전한다. 만약 페디가 이 부분에 있어 약점을 노출, 초반부터 고전한다면 NC의 상승세는 크게 꺾일 수 있다.

불펜진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 포스트시즌 4경기 동안 NC 불펜진은 21.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9실점 8자책점만을 내줬다. 단 한 차례의 패전도 없이 여기까지 온 덕으로 4일의 꿀맛 같은 휴식 시간도 부여 받았다.

화끈한 타선 또한 NC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NC는 가을야구 4경기 동안 총 32점을 생산하는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했다. 상, 하위 타선에서 고르게 활약하며 나온 성과였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주어진 휴식일은 NC 타선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좋았던 타격감이 다소 무뎌지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78.1%(32번 중 25번)에 달한다. 과연 KT와 NC 중 이번 경기가 끝나고 웃을 수 있는 팀은 어디일까. 승전고를 울리는 팀은 한국시리즈 티켓과 한껏 가까워질 수 있다.

 KT를 이끄는 이강철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KT를 이끄는 이강철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강인권 감독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N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강인권 감독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NC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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