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위축된 시장 및 출혈경쟁에 CATL 성장세 제동

“LFP배터리 가격 인하 움직임”…배터리3사에 영향 미치나

IRA 시행으로 인한 AMPC 수혜 규모 ‘껑충’

테슬라 전기차 및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공장 전경.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테슬라 전기차 및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공장 전경.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전기자동차 시장 개막과 함께 배터리 산업이 최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는 매일 우리를 어지럽게만 만들고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차!’ 싶었던 이달의 배터리 관련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전기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각종 대내외 변수들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리던 중국 기업 CATL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은 물론 내수 시장 상황도 순탄치 않게 돌아가면서 무서운 속도로 덩치가 커진 CATL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경쟁사지만 덩치가 큰 CATL마저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국내 업계도 마음 편히 있을 수 없게 됐다.

CATL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10% 증가한 104억 위안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며, 순이익 증가율은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CATL의 직전 분기 증가율은 63.2%, 지난해 3분기 증가율은 188.4%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보며 근래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을 한층 더 체감하는 분위기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3, 4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 둔화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못하니 자연스레 가격이 비싼 전기차의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며 “이렇게 재고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계절적 비수기까지 맞이하니 연내 재고를 털어야 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줄줄이 망해가고 있고, ‘넘사벽’ CATL까지 흔들린 걸 보면 시장 상황이 많이 안좋아진 듯 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더 싸게!' 외치는 CATL…'LFP' 준비하는 K-배터리는 어쩌나

CATL의 부진한 실적은 경쟁사들의 ‘가격 압박’ 영향도 있다. 중국 내 경쟁사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CATL의 점유율을 빼앗아갔다. CATL의 지난 달 국산 EV 탑재 배터리 점유율은 3개월 전 45%에서 39%로 감소했다. 반대로 라이벌 비야디(BYD), 중창신항과기(CALB)의 성장세는 견조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줄면서 우후죽순 생긴 배터리 업체들 간 경쟁은 심화되고 ‘출혈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로 인해 CATL이 앞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취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문제는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시장의 진출이다. LFP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CATL의 전략에 따라 배터리 평균 단가는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도 가격경쟁력으로 CATL과 정면으로 붙기 힘든 K-배터리에게 이는 좋지 못한 소식일 수밖에 없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이 LFP배터리 시장을 잡고 있으니 CATL의 행보에 따라 단가가 내려갈 수 있다”며 “K-배터리가 주력하는 하이니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겠지만, LFP배터리 시장을 진입하려는 우리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가격은 현재도 중국과 똑같이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LFP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에 뛰어든 배터리3사의 전략이 향후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면,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성능 측면을 더 높이거나, 다른 방식으로 저렴한 배터리를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땡큐! IRA"…LG에너지솔루션, 불황 딛고 '선방'

암울해져버린 전기차 시장 속에서 이달 반가운 소식도 존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 배터리 가격 하락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40.1%상승한 7312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최대 규모로, 이중 AMPC에 따른 공제액 2155억원이 반영됐다. 신규 생산 라인의 선제적 증설과 가동에 따라 공제액 규모가 전 분기 대비 94% 늘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을 직접 생산할 경우 1kWh당 35달러, 모듈을 생산하면 1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올해 1,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규모는 각각 1003억원, 1109억원이었다.

현재 미국 내 생산능력(CAPA)이 큰 LG에너지솔루션만이 큰 혜택을 봤지만, 배터리3사의 북미 생산가동이 본격화되는 2025년을 기점으로 3사 모두 수혜를 톡톡히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32년까지 배터리3사의 예상 수혜액은 18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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