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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지금까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있는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책임 물어야 한다(김용남 전 의원).”
“(김기현 대표가) 스스로 희생해야 하는데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중요한 무기를 스스로 해체해 버렸다(구상찬 전 의원).”
“근본적으로 영남에서 세대교체를 해서 정치적 교체를 해야 한다. (수도권을) 갖다가 옮기는 건 당의 혁신과 거리가 본질적으로 멀다(한규택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지도부와 혁신위원회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태경 의원실 주최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토론회에서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10여명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식물 정부로 전락할 것이라며 쇄신 필요성 상조.
토론회를 주최한 하 의원은 이날 “제가 서울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우리 당이 더 이상 낙동강에 머물면 안되고, 명실상부한 ‘한강 정당’이 돼야 하고, 영남 보수 아니라 수도권 보수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대한민국이 잘 되고 우리 당이 잘 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궐선거에서 참패하고 저는 원외위원장 이야기를 제일 먼저 들어야 한다(고 했다), 제일 답답하고 속터지고, 할 말 많은 분들이 원외위원장”이라며 “이 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혁신위에 큰 거름이 될 수 있고, 우리 당의 혁신과 변화에 큰 에너지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자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2030세대 젊은층, 그리고 중도·부동층이 완전 이탈됐다고 판단된다”며 “결국 당정이, 대통령실과 당이 혁신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치 이력이 없는 분인데, 이런 분을 국민이 뽑았을 때는 한국정치를 바꾸고 구태정치를 혁신하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며 “근데 대통령 당선 이후에 대통령실이나 당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 방향으로 정치를 하고, 국정 이끌었는지에 대해 상당히 심각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인 김용남 전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을 저격하는듯 “수직적인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을 험지로 인식하고 있는 지금의 국민의힘 영남당의 한계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책임 질 사람은 책임 지고, 희생돼야 할 사람 솔선수범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천강정 경기 의정부갑 당협위원장은 “우리 당원이 당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며 “검사 공천 하지 않겠다고 당대표가 말했는데, 듣기로는 각 지역에서 자천타천 검사 출신들이 많이 나와서 움직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당무 개입, 공천 개입 안하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까지 믿을 수 있나”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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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토론회. [연합] |
인요한 혁신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인 구상찬 전 의원은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을 언급하며 “동의하지만 방법에 문제가 있다. 수도권 유권자는 바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전 의원은 “영남에서 할 수 없이 수도권 끌려왔다고 표를 주나”라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도움을 줄까 말까인데 끌려와서 하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기현 대표가 나가라고 해서, 끌려와선 절대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며 “(김 대표가) 스스로 희생해야 하는데 인요한 위원장이 중요한 무기를 스스로 해체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지도부를 향해서도 “대통령도 이태원 추도식에 가야하고, 5·18 국립묘지는 당 지도부가 가야 한다”며 “혁신위원장은 이런 데 와서 우리의 아픈 이야기를 듣고 수도권의 어려운 부분을 부딪혀야지, 지도부에서 할 일을 혁신위원장이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당이 수도권에서 반타작하지 못하면 대통령 식물인간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인 위원장이) 거기 가는 게 잘못된 게 아니다. 그 분들이 가는 게 아니라 지도부나 대통령이 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전 의원은 선(先)혁신 후(後) 통합을 강조하면서 “사면을 먼저 제1호 안건으로 정한 건 적절치 않았다”며 “먼저 혁신 안건을 이슈화해 처리하고 당 내 혁신 방향을 잡은 다음에 통합의 길을 갔어야 하지 않았겠나”라고 꼬집었다. 한규택 경기 수원을 당협위원장은 “혁신위 구성할 때 경기도 당협위원장은 1명도 안 들어갔다”며 “경기도에서 잘 아는 사람이 누군가 하나 들어가야 수도권 대책을 세우든지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험지를 지키는 서운함도 토론했다. 한 위원장은 “수도권 당협위원장이 경쟁력 없고 문제 있는 사람이냐, 당을 지킨 사람들이다”라며 “힘들 때 자기 돈 써가며 지키는데 요즘 당 밖에서 말하는 거 보면 경쟁력 없는 것처럼 싸잡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압박했던 황교안 지도부를 언급한 뒤 “사람 돌려막기 하는 행태”라며 “지난 몇 번의 총선 공천에서 아주 자해적인 공천을 해서 보수가 몰락했는데, 과연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