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지상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이 재차 남부 대피령을 내리면서 사실상 가자 북부 주민들에 최후통첩을 선포했고, 이를 두고 세계 각국에서는 반(反)이스라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mes of Israel)에 따르면, 지난 27일 본격 지상 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지상 공격을 확대해 하마스의 대전차 유도탄 진지 등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가자 해안과 에레스 국경 교차점에서 교전했다.
매체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교차로 인근 지점에서 ‘가자 지하철’(Gaza Metro)로 불리는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터널에서 빠져나오던 무장 대원들과 교전해 4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 지상군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집결지 두 곳에 드론 공격을 요청해 해당 지역에 상주하던 대원 여러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복수의 칼날을 간 이스라엘의 대응에 세계 곳곳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반(反)유대 기조로 인해 이스라엘 국민을 향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같은 날 가디언지(Guardian) 등 외신에 따르면, 텔아비브에서 출발한 이스라엘의 여객기가 이날 오후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마하치칼라 공항에 착륙한 직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국외 거주자로,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여객기가 도착할 것이란 소식을 접해 듣고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SNS 등을 통해 공개된 당시 영상에는 수백명의 청년들이 팔레스타인 국기나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공항 활주로로 돌진해 공회전 중인 비행기에 올라 창문을 깨뜨리려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와 결을 같이 하는 중국에서도 이 같은 반유대 정서는 급격하게 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온라인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선동적인 발언이 확산 중이며 유명 논객들 또한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 내 유명 논객이자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의 전 편집장인 후시진은 이스라엘 장관의 헤즈볼라를 향한 강경한 발언을 두고 자신의 SNS에 “이스라엘 좀 진정하자”면서 “이스라엘이 태양계에서 지구를 쓸어버릴까 걱정된다”고 표현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중 SNS 웨이보에서 팔로워 290만명을 보유한 한 인플루언서는 하마스를 ‘저항조직’(resistance organization)으로, 이스라엘 측을 ‘테러조직’(terrorist)으로 지칭하는 등 반유대 정서를 키우고 있다.
다만 검열이 심한 중국에서 이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이유로 중국 당국이 용인해주고 있다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 내 중국 전문 싱크탱크 시그널그룹(SIGNAL)의 캐리스 위트 이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반유대주의 발언이 확산하는 게 문제 된다고 중국이 판단했다면 검열 당국이 이를 막았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이런 발언을 용인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주고 있다(the government is conveying the message that it’s tolerated)”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