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_2021

올해 취임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가 냉혹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까지 누적 충당금 1834억원을 쌓으면서 전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당기순손실을 이어갔다.

경영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영업수익(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세워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후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다고 해도 영업의 부진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강성묵 대표는 자산운용사를 통한 상품 경쟁력 확보를 수익성 개선의 타계책으로 삼았다. 상품 경쟁력이 자산관리(WM)를 비롯한 리테일 부문 강화로 이어진다는 전략이다.

또한 내년 초대형 기업금융(IB) 인가를 통해 IB의 경쟁력도 키운다. 그동안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중심의 IB가 흔들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전통 IB(DCM, ECM) 강화에 공을 들인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리테일과 초대형IB 모두 기존 강자와의 경쟁이 예상돼있는 만큼, 뼈를 깎는 조직개편 등을 비롯한 하나증권 만의 차별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69억원, 당기순이익 -48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특히 2분기에 이어 두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때문에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7.7% 줄어든 69억원에 그쳤고, 누적 순이익도 14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충당금 때문이다. IB부문 자산과 관련된 충당금만 올해 3분기 783억원이 발생했다. 3분기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18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배 급증했다.

하나증권의 영업부진도 아쉬웠다. 3분기 영업수익은 2조4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했고, 누적기준으로 31.1% 줄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이 고금리 시장상황과 유동성 감소 등 대내외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해 수익이 감소했고, IB 자산들에 대한 충당금 확대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나증권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고금리 지속 등 시장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경기침체(부동산)와 채권운용수익 타격 등이 4분기에도 계속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 상반기까지 증권사들이 경영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IB 중심의 수익구조를 보유한 하나증권의 수익성 반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나증권의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다각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강성묵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히며 리테일과 자산운용 전문가다. 취임 당시부터 하나증권의 사업 균형 발전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부진을 겪게 되자 강 대표의 고민도 커졌다. 기존 IB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동시에, 리테일과 자산관리, 전통 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체질개선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증권은 우선 하나자산운용 출범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리테일 강화’를 선택했다. 자산관리 일원화 전략으로 UBS AG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에 대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획득했으며 지난 27일 모든 절차를 완료, 사명을 변경하면서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과 관련된 최적의 상품 공급을 비롯해 운용, 리스크 관리에서 선진화된 시스템 구축으로 은행·증권사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온라인플랫폼을 강화하고 손님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시장 트렌드 선점에 나선다.

또한 그룹 관계사들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그룹 자산관리 전략에서 핵심 역할도 담당한다. 증권사 영업실적에서 리테일과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산운용사의 보유는 강점이 된다.

채권발행시장(DCM)·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 IB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하나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지만, 내년 초대형 IB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한 유동성 확보로 적극적인 IB 영업을 펼칠 수 있다.

현재 초대형IB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으로 이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곳이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 받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하나자산운용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로 다시 한 번 재도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