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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사업 분리 매각을 놓고 아시아나항공이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사회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상당해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핵심 사업 매각이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00%를 육박하는 부채비율과 영업이익 이상의 이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독자생존의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핵심 사업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31일 오전 중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매각을 확정하면 대한항공은 곧바로 EU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EU로서는 자신들의 과도한 요구를 모두 수용한 대항항공의 시정서를 조건부로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과제는 화물 사업을 국부유출 없이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나 유관 기업에 매각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 진통 속 31일 화물매각 최종 결정 나올듯

아시아나 이사회의 화물 사업 분리 매각 결정은 애초부터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노조의 반대 운동도 있었고 이사회 내부 및 전임 사장단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사회 직전 6명의 구성원 중 1명의 사내이사가 자진 사임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31일 오전 중 매각 결정이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아시아나의 독자생존 가능성의 희박하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항공 화물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글로벌 물류 대란의 반사이익을 봤다. 아시아나가 운영을 특출나게 잘했다기 보다는 화물 운임이 치솟은 영향이 컸던 것이다. 이에 아시아나 역시 팬데믹 기간 화물 사업의 비중이 70%대까지 치솟았지만, 올 상반기는 25%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팬데믹과 같은 호황은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일각에서는 팬데믹 기간 3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아시아나가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지만, 매출 비중이 20%대로 내려온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 맞선다.

◆ 남은 일정은 무사 매각 후 EU·미국·일본 승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가장 무난하게 마무리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을 국내 LCC 혹은 유수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인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의 항공사들이 거론된다. 이 외에도 CJ그룹이나 현대차, 포스코, 한화 등이 언급된다. 국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 인수돼야 국부유출이 없고 산업 전체적으로도 발전의 여지를 남긴다.

아시아나가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 대한항공과의 합병 해외승인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U가 올 연말께 매각 조건부로 합병 승인을 내고, 내년중으로 미국과 일본의 동의 절차가 남는다. 업계에서는 미국, 일본 모두 EU와 같은 이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도 강석훈 회장은 “EU가 결정을 내리면 미국도 동일하게 판단을 낼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막판까지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이 아시아나에 반독점행위를 이유로 소송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과거 외신을 중심으로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의 반대로 합병이 최종 불발된다면 아시아나는 앞서 예상한 대로 청산 절차를 밟을 확률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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