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연예인 등의 마약 투약 의혹 사건에 연루된 회원 의사를 검찰에 고발하려다 돌연 취소했다.

31일 의협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연예인 등 마약 투약 의혹 사건과 관련 기존 보도 내용과 일부 다른 사실이 제보됐다”며 “추가 사실 확인 등을 위해 오늘 고발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협은 31일 오전 해당 의사를 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 측은 오후 2시 30분에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었다.

앞서 경찰은 최근 배우 이선균,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등의 마약 투약 의혹 사건에서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의사 A씨를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최근 앞서 언급된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 사건에서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의사 A씨를 입건했다. 서울 강남의 이른바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우 이 씨가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해당 업소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회원들을 통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아직 A씨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협회도 보도를 통해서만 정황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라며 “보도된 내용과 달리 A씨가 마약 유통책이 아니라는 제보를 받은 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고발 등의 조치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협 “일부 회원 일탈로 처방 제한은 지나친 처사”

한편 정부가 올 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이 집중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마약류 범죄의 중심에 일부 의료기관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 씨에게 약을 처방한 의사도 프로포폴을 ‘셀프 처방’하여 투약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스스로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는 지난 5년간 3만7000여 명, 처방 건수는 11만 80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4명은 1년에 50번 넘게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했고, 12명은 100번 넘게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사들이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자로 굳어지고 있다는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약사 출신인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의사 등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자신과 가족에게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처방·투약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처방·투약 금지 규정을 어길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벌칙 규정도 담겼다. 앞서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의사 마약류 셀프처방 금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다만 의협은 일부 회원의 일탈로 의사의 마약류 처방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최근 연달아 불거진 의료용 마약류 문제에 엄중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일부 의사들의 문제를 확대하여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의사 본인과 가족의 치료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하고 의사의 진료 및 처방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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