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합우승 이끈 김원형 전 감독, 계약기간 2년 남기고 전격 경질

김원형 감독 헹가래
김원형 감독 헹가래

(인천=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8일 SSG 랜더스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했다.
SSG 선수들이 김원형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2.11.8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랜더스가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은 ‘전 시즌 통합우승 감독’을 경질하며 내세운 명분은 ‘세대교체’였다.

동시에 “신임 사령탑은 변화와 혁신, 세대교체를 이끌 지도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31일 김원형 전 감독을 전격 경질한 뒤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라며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해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배경을 밝혔다.

김성용 단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팀은 세대교체가 시급한 팀이다. 내부적으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리더십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원형 전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이제 막 결정했다. 신임 사령탑에 관한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세대교체에 방점을 두고 후보군을 정해 사령탑 선임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SSG 관계자는 “‘파격적인 인사를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정말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실제로 ‘성적’은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 사유가 될 수 없다.

2021시즌 팀의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전 감독은 첫 시즌(2021년)에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고, 한국시리즈도 제패해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올해에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SSG 우승 축하연
SSG 우승 축하연

(서울=연합뉴스) 지난 10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 우승 축하연에서 주장 한유섬(왼쪽부터), 김원형 SSG 감독, 민경삼 SSG 야구단 대표, 정용진 구단주, 김강민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2.11.11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SG는 ‘윈나우'(Win Now)를 추구하는 팀이었다.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가 발표한 외국인 선수와 신인을 제외한 평균 연봉 1위(1억7천559만원), 정규시즌 1군 엔트리 등록 기준인 상위 28명의 평균 연봉 1위(3억957만원) 모두 SSG였다.

불혹에 접어든 1982년생 듀오 추신수와 김강민 외에도 최정, 김광현, 노경은, 고효준 등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1군 주축 선수로 뛰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타 김광현과 최정을 보유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전에 한유섬, 문승원, 박종훈과 다년 계약을 한 SSG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기용이었다.

사실 김원형 전 감독은 올 시즌 초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하지만, ‘형님’들을 넘어서는 후배들이 등장하지 못했다.

올해 SSG의 마지막 경기가 된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야수 선발 라인업 9명 중 20대는 유격수 박성한,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런 SSG가 갑작스럽게 ‘세대교체 버튼’을 눌렀고, 첫 결단은 감독 경질이었다.

SSG는 곧 몇몇 베테랑 선수들과 만나 ‘현역 연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프런트 구성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SK 와이번스의 색을 지우는 과정”이라고 분석하는 시선도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추구하며, SSG 구단은 ‘예의’는 지키지 않았다. 지난 시즌 종료 뒤 류선규 전 단장과 매끄럽지 않게 결별했던 SSG는 김원형 전 감독도 31일 당일에 불러 경질을 통보하며 단칼에 ‘인연’을 정리했다.

오히려 김원형 전 감독이 “내가 부족한 탓이다.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구단을 감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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