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신민혁./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박건우./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김주원./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NC 다이노스가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KS) 4차전부터 이날 플레이오프(PO) 2차전까지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며 KBO리그에서 가장 처음 ‘왕조’라는 칭호를 달았던 해태 타이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새역사’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NC는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KT 위즈와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이어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5연승 질주할 정도로 ‘기세’가 매서운 NC와 정규시즌 최하위권에서 2위까지 도약하며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KT의 맞대결. 1차전은 NC의 완승이었다.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가 KT 타선을 상대로 무려 1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승리 발판을 마련, 타선이 대폭발한 끝에 9-5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2차전에서도 미소를 지은 것은 NC였다.

▲ 선발 라인업

NC :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신민혁

KT :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

NC 다이노스 박건우./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박건우./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박건우./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 포스트시즌 내내 터진 홈런, 그리고 5연승

NC의 이번 포스트시즌 공격력은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이다. 전날(30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5경기에서 무려 41점을 뽑아냈는데, 경기당 득점이 8점을 넘어설 정도로 타선이 전체적으로 물이 오른 상황이었다. 특히 NC는 KBO리그 현역 통산 타율 2~4위에 랭크돼 있는 교타자들이 포진돼 있는 만큼 ‘소총부대’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랐다.

NC는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전부터 전날(30일)까지 5경기 내내 홈런포가 대폭발했는데, 이는 곧 NC의 승리로 연결됐다. 두산과 와일드카드에서 NC는 서호철이 그랜드슬램, 김형준의 멀티홈런을 터뜨리며 두산을 14-9로 완파했다. 그리고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대타로 출전한 김성욱이 결승 투런포를 폭발시키며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NC의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NC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제이슨 마틴과 손아섭이 각각 한 개씩의 아치를 그려내며 7-3으로 승리한데 이어 3차전에서도 마틴과 손아섭이 대포를 쏘아올렸다. 그리고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오영수가 초반부터 분위기를 휘어잡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NC는 홈런을 친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공식을 이어갔다.

강인권 감독은 2차전에 앞서 ‘홈런=승리’라는 이야기를 듣자 “우리 타선이 이렇게 고루고루 돌아가면서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과 열정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 흐름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지속됐다.

초반 분위기를 잡은 것은 NC였다. 특히 이 점수를 뽑아내는 과정이 홈런이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었다. NC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민우가 KT 선발 웨스 벤자민과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146km 직구를 공략,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 기회를 NC가 놓치지 않았다. NC는 후속타자 박건우가 벤자민이 던진 초구 137km 커터가 몸쪽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이로써 NC의 승리 공식이 1회부터 성립이 됐다.

NC 다이노스 김주원./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KT 위즈 박병호./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실책을 범한 뒤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KT 위즈 황재균./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 실전 공백이 너무 컸나? 또 쏟아진 실책

KT는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무려 19일 동안의 휴식기를 가졌다. 실전 감각이 우려될 정도의 기간이지만, 정규시즌 막바지 지옥의 9연전 등을 치렀던 것과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했던 ‘필승조’ 박영현의 휴식 등을 고려했을 때 잃는 것보다는 득이 많은 휴식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9일의 공백 여파는 너무나도 컸다.

KT는 전날(30일) 1차전을 내주는 과정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3루수 황재균이 평범한 내야 뜬공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는데, 이는 초반 분위기를 NC 쪽으로 내어주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승률왕’ 쿠에바스는 병살타로 연결시킬 수 있는 타구에 송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자멸했고, 이밖에도 중견수 배정대가 어려운 타구였지만, 잡을 수 있었던 타구를 놓치는 모습을 보였고,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는 안타 타구를 잡아낸 뒤 공을 다시 떨어뜨리는 등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실책(99개)를 기록했던 KT는 이틀 연속 실수를 쏟아냈다. 실책은 NC에 선취점을 내준 가운데 추가점으로 연결됐다. KT 선발 벤자민은 3회초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7구째 145km 직구를 제대로 공략당했다. 이 타구는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절묘하게 가른는 타구로 연결됐고, 타자주자 김주원은 2루를 지나 3루 베이스를 향해 내달린 결과 3루타를 만들어냈다.

실책은 이후 실점 과정에서 나왔다. 벤자민은 이어지는 무사 3루에서 손아섭에게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해냈다. 이때 박병호가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모든 주자를 살려보냈다. 당초 손아섭이 1루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을 때 3루 주자 김주원은 홈을 향해 뛰지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가 타구를 놓치는 것을 본 뒤에야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에 박병호의 실책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었다면, 이어지는 위기에서 추가 실점은 없었다는 점.

문제는 실책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KT는 실책과 연결되지 않았지만, 또다시 실책을 저질렀는데, 1차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황재균이었다. KT는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벤자민이 박민우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해냈다. 강한 타구였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 이때 황재균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KT 입장에서는 다행이었지만, 전날(30일)부터 이어지는 실책은 투수들이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NC 다이노스 신민혁./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신민혁./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신민혁./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KT 위즈 오윤석./수원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NC 다이노스 이용찬./마이데일리

# ‘홈런=승리’ 해태 타이거즈와 나란히 선 NC, 이제는 현대도 넘본다

이날 NC는 투·타에 모두 완벽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1회 시작부터 터진 박건우의 홈런과 KT 실책을 틈타 뽑아낸 추가점. 넉넉하지 않았으나, 3점차는 승리와 연결시키기엔 충분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출전해 5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던 신민혁이 정말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신민혁은 6⅓이닝 동안 투구수 81구,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신민혁의 투구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신민혁은 선취점을 등에 업은 1회말 김상수-황재균-알포드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문상철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후속타자 조용호를 3루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무실점을 마크, 3회 두 개의 뜬공과 한 개의 땅볼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만들어내며 순항했다.

탄탄한 투구는 계속됐다. 신민혁은 4회에도 KT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 5회에는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뜬공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여유 있는 투구수에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결점 투구를 이어갔다. 이날 6회까지 신민혁은 2회를 제외한 모든 이닝을 삼자범퇴로 연결시킬 정도로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가장 아쉬웠던 이닝은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이었던 7회였다.

신민혁은 7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신민혁은 이후 알포드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 박병호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때 서호철의 송구를 2루수 박민우가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이 발생,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결과는 좋았다. 신민혁에 이어 등판한 류진욱이 후속타자 장성우를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 시켜 승기를 잡았다.

NC는 8회에도 류진욱을 투입했는데, 이번에도 실책이 발생하면서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NC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임정호를 투입했다. 그리고 임정호는 대타 오윤석의 아웃카운트 한 점을 맞바꾸면서 한숨을 돌렸고, NC는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남겨두고 이용찬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여기서 김상수가 이용찬에게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어느새 간격은 1점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더이상 추격은 없었다.

이용찬은 계속해서 황재균에게도 안타를 내주면서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후속타자 알포드를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용찬은 9회에도 마운드에 섰고, 무사 1, 3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내며 1~2차전을 모두 잡아내고 KT를 벼랑 끝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이날 승리는 KBO리그 역사로도 이어지는 승리가 됐다.

NC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거둔 지난 2020년 두산과 맞대결에서 1차전을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3차전을 연달아 내주게 됐고, 흐름이 두산 쪽으로 향하는 듯했으나, 4차전부터 6차전까지 세 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번 가을무대에서 6연승을 질주하게 되면서 포스트시즌 9연승을 질주했는데, 지난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9연승을 내달렸던 해태 타이거즈와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하게 됐다. NC는 오는 3차전을 잡아낼 경우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롭게 쓰게 된다.

NC가 도전하는 기록은 한 가지가 아니다. 두 번째로는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이 있다. 현재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현대 유니콘스. 현대는 지난 2000년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7연승을 달렸고, 이 부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일단 NC는 이날 승리로 현대 기록을 턱 밑까지 쫓게 됐다. NC는 3차전에서 승리하면 현대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NC의 현재 기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폭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NC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해 있는 LG 트윈스도 안심할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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