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2023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였다.

이변은 없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끌며, 마지막 퍼즐을 맞춘 메시. ‘GOAT(Greatest of all time)’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메시는 전대미문의 대기록, 8번째 발롱도르를 품었다. 위대한 역사를 남겼다. 그리고 메시의 8번째 발롱도르는 메시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와 같다. 올해 36세인 메시. 아무리 축구의 신이라 하더라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더 이상 발롱도르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메시 시대의 종말은 곧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들은 지난 15년 동안 세계 축구를 평정한, ‘신계’에 진입한 유이한 선수였다. 세계 축구사에서 동시대에 이토록 강력한 라이벌은 없었다. 세기의 라이벌. 그들의 치열한 전쟁도 메시의 마지막 발롱도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메시는 8회. 역대 2위는 호날두의 5회다. 2008년 호날두가 첫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후 2023년까지, 예외는 단 2번이었다. 2018년 루카 모드리치와 2022년 카림 벤제마였다. 둘은 13번의 발롱도르를 합작하며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메시가 월드컵을 거머쥐기 전까지,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위대한가?’라는 질문은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모두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놨고,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메시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자, 이 질문은 사라졌다. 모든 이들이 메시의 완승으로 판정을 내렸다. 게다가 돈을 좇아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 호날두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도 더해졌다. 완벽한 정답이 나왔다. 호날두보다 메시가 더 위대하다고.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한 답을 여전히 내리지 않은 이가 있다. 바로 메시다.

메시는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에 비교 대상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느낄 수 있다. 이 질문의 의도를.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질문의 비교 대상은 호날두였다. 메시의 입에서 “내가 호날두보다 위대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그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메시도 질문의 의도를 당연히 눈치쟀다. 메시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최고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호날두를 향한 존중이었다. 메시는 마지막까지 세기의 라이벌, 함께 뛰어 더욱 치열하게,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파트너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메시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메시는 단 한 번도 호날두를 평가절하하지 않았고, 자신이 위에 있다고 표현하지 않았다. 신의 품격이다. 함께 치열하게 뛰어준 라이벌에 대한 감사함이다.  

신의 품격은 호날두 존중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으나 아쉽게 2위로 밀려난 엘링 홀란드를 향해서도 품격을 드러냈다.

“홀란드, 이번 발롱도르는 당신의 것일 수 있었다. 완벽하게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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