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18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 인선 배경을 밝히고 있다./이병화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이끄는 인요한 위원장이 31일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나 경쾌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코리안 젠틀맨”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에 출연해 “오늘 아침 비공개로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유 전 의원을 만났다. 그는 자기가 왜 여기까지 걸어왔는지 상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유 전 의원은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대표적인 ‘비윤계'(非윤석열계)로 꼽히는 인사다. 2021년 하반기 대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사이기도 하다.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과 만나기 전 당에 통보는 했지만, 비공개로 진행돼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이 혁신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저는 좋은 신호를 받았다. 그분은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마음의 상처,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비교적 상처를 안 받으셨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유 전 의원과는 만났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만나지 못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인 위원장과 만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거리를 두고 있어서다. 인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는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서 연락을 해봤는데 많이 마음을 다치셨다.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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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class=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혁신위는 최근 첫 회의를 열고 ‘1호 안건’으로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제안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이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안을 취소하고 당의 화합을 이루자는 의미다. 1호 안건은 오는 2일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사면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화합의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인 위원장은 홍 시장과 이 전 대표의 반발에 대해 “사면이란 말을 쓴 것은 조금 정정해야 한다. 당에서 (징계를) 취하하면 되는 일”이라며 표현이 다소 부적절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시장이 ‘이게 무슨 사면이냐’고 한 마디 하셨다. 맞다. 나도 그 말을 듣고 뜨끔하더라”며 “‘당신의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사면은 죄 지은 자를 용서해주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단순히 징계를 취소하면 될 일을 왜 사면이란 용어를 쓰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홍 시장은 대사면 안건 발표 후 페이스북에 줄담배를 피우듯 글을 연달아 올리는 등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이 이날 사면이란 표현을 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1호 안건을 둘러싼 잡음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인 위원장 특유의 인간미와 용기가 발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 2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60일 동안 일하게 될 건데 긴 시간이 아니다. 튼튼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며 “미리 얘기를 하는데, 제가 실수를 많이 한다. 그러나 저는 (실수를)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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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class=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인 위원장이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한 ‘영남권 중진들의 수도권 출마’도 국민의힘의 뜨거운 화두다. 일부 영남권 의원들은 최근 지역 의원 만찬 모임에서 ‘수도권 출마를 시키면 무소속으로 출마해 영남을 피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 위원장은 “이름을 거론한 것도 아니고, 영남·경북에 우리 당 의원들이 굉장히 많으니 소위 인기있는 사람들이 서울로 와서 도와달라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 12명이 해당 문제를 논의하자고 하면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다. 저는 여러 번 얘기했지만 도구다. 위원들이 의견을 잘 정리한다면 내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피커’로서 혁신위원장의 역할도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사실 답은 다 나와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서 재촉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건 안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모든 걸 다 할 순 없다”고도 했다.

한편 혁신위원회는 오는 3일 ‘희생’을 키워드로 토론을 진행한다. 1일 회의는 저녁 9시경 ‘줌’ 화상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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