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 이후 미국에서 반유대주의 목소리가 격화하면서 급기야 미국 내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미국 내 공격 위협을 전혀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 및 그와 연계된 무장세력의 이스라엘 기습은 이슬람국가(IS) 출범 이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테러를 위한) 영감이 될 수 있다”며 “미국 내 유대인과 무슬림 공동체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레이 국장은 특정 단체에 속해있지 않은 채 자생적으로 극단적 사상을 키운 ‘외로운 늑대’를 특히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공황상태에 빠질 때가 아니라 경계를 해야 할 때”라며 극단주의 및 테러단체들이 미국인과 서방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증오 범죄는 실제보다 적게 보고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인들에게 어떠한 위협의 증가와 관련해 보고 들은 바가 있다면 당국에 연락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청문회 현장에는 가자지구 내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12명의 시위대가 “총질을 멈추라”며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의회에 1060억달러 규모의 지원 요청 발언을 하자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 손을 들어 보이며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아직 테러는 없었지만 여러 곳에서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텍사스에선 폭탄 제조업을 연구해온 사람이 체포됐으며 지난 14일엔 6세 팔레스타인 소년을 대상으로 이슬람교 혐오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소년은 끝내 숨졌으며 범행을 저지른 70대 남성은 전날 법정에 나와 무죄를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이스라엘 지원을 강도 높게 요구해온 민주당 소속의 재키 로젠 상원의원은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 의원을 협박한 남성은 “히틀러가 시작한 일을 끝내겠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가 하면 그의 집무실이 있는 라스베이거스 법원 청사를 들어가려다 저지 당하자 “이스라엘인을 살해하겠다”며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검찰은 이 남성을 이날 기소했다고 밝혔다.

대학도 혼돈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다. 뉴욕의 쿠퍼유니온 대학의 유대인 학생들은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대들이 위협을 하자 도서관으로 피신했다. 툴레인 대학 인근에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지지 시위대가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최소 2명이 다쳤다.

유대인에 대한 증오 공격을 추적하는 ‘유대인 배척 중지’란 단체의 리오라 레즈 설립자는 WP에 “전엔 하루 몇 건의 반유대인 사건이 보고됐지만 이젠 매일 500건의 보고가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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