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한 박물관에서 관객이 나체로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가 열려 화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난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에서 옷을 벗은 채 작품을 관람하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자연주의 클럽과 박물관 측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방문객들은 카탈루냐고고학박물관에서 알몸으로 ‘리아체 청동상 사진전’을 관람했다.

이번 전시는 1972년 이탈리아 리아체에서 발굴된 나체의 그리스 전사 청동상 두 점을 근접 촬영한 대형 사진을 통해 인체의 해부학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의 취지에 걸맞게 특별한 투어를 기획했다는 게 박물관 쪽 설명이다.

이에 전시를 안내하는 가이드 역시 옷을 다 벗은 상태로 작품에 대해 관람객들 앞에 나서서 작품을 설명했다.

이날 투어의 가이드를 맡은 에드가르드 메스트레는 “일반적인 도슨트 투어가 아니라 보다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하고 싶었다”며 “전 인류와 우리가 갖는 공통점은 결국 우리의 몸이다. 사진 속 조각상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다른 인체에 둘러싸이면 작품을 온전히 느끼고 감상할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체 상태의 전사를 조각한 ‘리아체 청동상’은 기원전 5세기 무렵 주조됐으며 1972년 이탈리아의 젊은 화학자 스테파노 마리오티니가 칼라브리아 근처의 리아체 해변에서 다이빙을 즐기던 중 발견했다. 이 때문에 해변의 이름을 따 작품명이 붙여졌다.

원래는 방패와 검을 쥐고 있었으나 현재는 눈동자도 사라졌고 머리숱도 줄었다. 주로 사용된 것은 청동이지만 이빨은 은 소재이며 눈의 각막은 상아와 대리석, 입술, 젖꼭지, 눈썹은 구리로 만들어져 있다.

전시회를 찾은 한 관람객은 “나체는 항상 존재해 왔고 몸은 그 누구에게도 수치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체 관람회, 인체와 관련한 전시할 때 종종 있어

한편, 나체 상태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한 전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물관들은 누드와 관련 있는 작품을 전시할 때 나체 관람회를 주최해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사진작가 로버트 매플토프의 전시나 2012년 오스트리아 빈의 레오폴드박물관에서 열린 남성 누드화 전시회에서도 나체 투어가 진행됐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람 경험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나체 관람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1 호주 시드니현대미술관(MCA)에서 열린 스튜어트 링홀트라는 작가의 전시회에서는 나체 상태의 작가가 관람객들을 이끌고 직접 갤러리를 돌며 작품 해설을 진행한 바 있다.

관람객 역시 옷을 모두 벗어야 했다. 이 투어에는 성인만 참석할 수 있었다.

당시 전시에 대해 이 박물관은 “작품을 방해 없이 관람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전시 공간 내 불필요한 장식을 모두 없앤 것처럼, 관람객이 걸친 옷도 이런 방해 요소가 될 수 있기에 누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 링홀트도 “기하학적 추상화나 미니멀리즘 작품의 경우 나체 상태로 감상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했다”며 “나체 상태일 때 우리는 색감을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