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를 과거 제주도에서 만났다는 한 네티즌의 경험담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청조와 실제 만나서 보드게임한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기사에 나오는 전청조의 사기 수법 중 하나가 내가 쓰려했던 것과 너무나 유사해서 그 사람이 전청조였음을 확신하게 됐다”며 당시 겪었던 일을 털어놨다.
A씨는 2019년 5월, 보드게임 동호회 모임장을 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전청조를 만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중학생처럼 생긴 남자가 자기보다 키 큰 여자를 동행하고 카페에 등장했다”며 “그 남자는 자기 스스로를 ‘조조’라고 소개했다. 어릴 적부터 외국에서 자라 한국말이 서툴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근데 남자라고 하기엔 키도, 체격도 너무 작았다. 목소리도 변성기가 안 지난 중학생 톤에 말투도 너무 어린 느낌이었다”며 “완전히 여자 같다고 하기엔 남성이라는 스펙트럼에서 저 끝자락, 여성스러운데 남자에 가깝다는 게 허용될 정도의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전청조의 외모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정도의 남학생처럼 보였다며 “그렇게 어려 보이고 연약해 보이는 자기 모습을 가리기 위해 말투나 행동, 그리고 팔에 드러난 문신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드러내 보이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전청조와 동행한 여성이 동조자인지 피해자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어쨌든 조조는 같이 온 여성을 자기의 아내라고 소개했는데, 여성치곤 키가 큰 여성과 남성치곤 키가 상당히 작은 남자의 조합이 뭔가 색다르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날을 포함해 조조 부부와 총 두 번의 보드게임 모임을 가졌다는 A씨는 모임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전청조가 자신을 카페로 따로 불러 단둘이 대화에 나섰다고 했다.
전청조는 A씨에게 “내가 모 호텔 소유주 일가의 자식이다. 곧 제주도에서 카지노를 운영할 계획인데 카지노 내부의 세력 다툼 탓에 믿을 사람이 없다”면서 A씨에게 오른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당시 내가 일하던 직장에 불만이 있던 시점이었기에 솔직히 10% 정도는 솔깃했다. 하지만 조조의 이야기에서 너무나 큰 모순을 발견했다”며 “자기 주변에 믿을 사람이 없다면서 단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한 날 어떻게 믿는다는 거냐. 내가 이 부분을 지적하자, 조조는 나와 단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했기에 더 믿을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기인 게 분명했지만, 그 시점엔 그 사람이 ‘전청조’라는 정보가 없었고 무조건 의심하면 안 된다는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그에 대한 의심과 함부로 의심하면 안 된다는 감정이 공존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현재 일하는 직장도 있어서 좀 더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전청조의 제안을 거절했고 전청조 부부는 보드게임 모임에 발길을 끊고, A씨와 연락도 끊었다.
A씨는 당시 전청조의 고도의 연기로 그가 외국 출신이라는 건 의심한 적이 없었다며 “나보다 더 삶이 절실한 사람이었다면 정말 솔깃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글을 접한 다른 네티즌들은 최근 보도된 전청조의 위장결혼 내용을 언급하며 여성의 정체를 추측했다. 한 네티즌은 “2019년 제주도에서면 전청조 와이프라는 여자는 피해자가 맞다. 보도된 바로는 저 때 전청조가 삼각관계였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SBS ‘궁금한 이야기 Y’ 보도에 따르면 전청조는 2018년 한 남성과 결혼한 상태에서 제주도에서 다른 여성을 만나 남자 행세를 하며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이중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처음 결혼한 남성에게 고소를 당하며 결혼한 여성에게 사기 행각을 들켰다.
한편 전청조는 지난달 31일 서울 김포시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 8월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약 2000만 원을 가로챈 사기 혐의를 받는다. 전청조와 재혼을 발표했다 파혼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는 전청조를 명예훼손 등 6개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별개로 성남중원경찰서는 전청조의 남현희 스토킹 혐의와 남현희 조카에 대한 폭행 혐의도 조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