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 카카오
카카오 판교 오피스. 사진. 카카오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가 이번엔 계열사 카카오 모빌리티의 3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회계감리에 나서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 시점이 불투명해진데다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당국의 처벌 의지도 강력해 당분간 카카오 주가 회복이 어렵다는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7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IPO 계획이 있는 기업들을 상대로 회계심사를 벌이던 중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부터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논란으로 일정이 지속적으로 밀렸다.

금감원 “동일 계약 통한 매출 부풀리기” VS 카카오모빌리티 “독립적 계약”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이 운수회사와 각각 맺은 ‘가맹 계약’과 ‘업무 제휴 계약’을 동일하게 볼 것인지 여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 운임의 20%를 로열티로 받는 가맹 계약을 맺고, 이를 매출로 잡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차량 배차 플랫폼과 전용 단말기 유지 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다.

이와 반대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택시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있다. 가맹 택시 업체들이 카카오T 플랫폼에 차량 이동 데이터를 제공하고, 광고나 마케팅에 참여하면 조건에 따라 별도의 수수료를 주는 것으로 이는 운임의 15∼17%를 차지한다.

금감원은 케이엠솔루션이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만큼 2가지 계약을 사실상 하나의 계약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로열티에서 가맹 택시 업체에 제공하는 수수료를 제외한 부분인 약 3~5%정도만 반영해야 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는 20%의 로열티를 전부 매출로 잡는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금감원은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 7914억 원의 절반인 약 3000억 원가량을 이같은 방식으로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계약이 별개의 건이기에 20%의 로열티를 전부 매출로 인식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입장문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것과 가맹 택시 업체 측에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각각 독립된 계약”이라며 “하나의 건으로 회계 처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계약이 별개라는 근거로 지난해 10월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에 따른 가맹 계약 보상을 예로 들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장애로 가맹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제공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 가맹회원사에 가맹금 20%를 청구하지 않았다. 반면 이 기간 가맹점에서 수행한 광고활동 및 데이터 제공에 대한 대가는 ‘업무 제휴 계약’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가맹 회원사에 전액 정상 지급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IPO 목적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IPO 추진해온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치평가에서 높은 밸류를 받기 위해 매출 부풀리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매출을 부풀린다고 해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현금 흐름과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낮아져 회사의 가치가 낮아지고 상장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IPO 불투명한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세조종 의혹까지…카카오 주가 ‘내리막’

이번 금감원의 회계감리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준비 중이던 IPO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결과가 확정돼야 IPO 첫 단계인 상장 예비심사를 받을 수 있는데, 감리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보통 회계감리는 1년 안에 끝내는 것으로 원칙으로 하지만 사안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감리 절차가 끝나는 대로 감리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불투명한 IPO 시점과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관련 처벌 가능성에 따라 연일 하락세를 띄고 있다.

실제 금감원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행위에 개입했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법인 처벌 여부를 고려 중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에 대해서는 법인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26일 금감원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을 비롯해 임직원 3명을 검찰에 송치 했다.

만약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되면 카카오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현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이 같은 리스크에 카카오 주가는 지난 10월 한달 동안 13%가 빠졌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의 구속이 알려진 지난달 19일 주가 4만원선이 무너졌고, 이후 같은달  27일에는 주가가 3만73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17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100원(0.26%) 내린 3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카카오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감원”이라며 “향후 발표되는 금감원 시세조종 의혹 등 조사 결과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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