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조정식 사무총장 단장으로

원외, ‘이재명 특보’ 내걸고 활동

비명계, ‘자객 공천’ 가능성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정식 사무총장을 필두로 22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킨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조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은 점에서 사실상 ‘친명 기획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내세우며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거나, 낼 예정인 친명 원외 인사들의 공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향후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기획단 1차 구성을 마쳤다. 모두 13명으로 꾸려진 총선기획단 내에서 그나마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분류되는 위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정태호 민주연구원장과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정도다.

공천에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장은 조 사무총장이 맡게 됐다. 친명 사무총장이 공천 실무를 맡게 되면, 아무리 ‘시스템 공천’이라고 해도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해 온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국면이 된다. 반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친명 원외 인사들의 기대치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자신이 이재명 대표 ‘특보'(특별보좌관)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며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비명계 현역 의원들을 향한 노골적인 비난을 가하며 ‘개딸'(개혁의 딸)의 지지를 동력으로 삼고 있다.

총선기획단이 내년 총선에서 친명 원외 ‘자객 공천’을 단행해 비주류를 솎아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나온 총선기획단 구성은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구성”이라며 “통합이 아니라 ‘내 맘대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냐. 친명계 사당화가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것이냐”라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도 “현역 의원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사무총장은 지대한 역할을 하는데, 정성 평가 비중이 높다”며 “(자객 공천) 우려를 불식하려면 적어도 중립지대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조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서 총선기획단장을 맡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같은 날 CBS라디오서 “우리 당은 이해찬 대표 시절에 ‘시스템 공천’이 자리 잡았다”며 “사무총장이 누가 된다고 해서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총선기획단을 비롯해 지도부까지 사실상 친명 일색으로 꾸렸다.


이 대표가 송갑석 민주당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이후 후임 자리에 충청 몫 친명 원외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정책위의장에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호남 몫 이개호 의원을 임명하면서다.

이와 관련, 비명계 한 중진 의원은 앞서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들을 향해 “전형적인 생존형 친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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