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 이후 우하향 지속…가격 제한 폭 확대 이후 첫 경신

키움證 미수금 손실액 3500억원 추정…향후 더 늘어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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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영풍제지가 지난 2015년 가격 제한 폭 확대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하한가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영풍제지는 전 거래일 종가(8170원)대비 가격 제한 폭(29.99%)까지 떨어진 5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주가가 29.96%(1만4500원)나 급락했고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날부터 영풍제지에 거래 정지를 내렸고 이후 지난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거래를 재개한 첫날인 지난달 26일 영풍제지의 주가는 2만3750원 수준이었으나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가 정지되기 전인 지난 18일까지 포함하면 6거래일 연속 하한가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는 지난 2015년 6월 가격 제한 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역대 최장 하한가 기록을 경신한 종목이 됐다. 영풍제지 전 최장 하한가 기록은 지난 2016년 5거래일 하한가를 기록한 봉제의복 제조기업 코데즈컴바인이었다.

영풍제지가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면서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키움증권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40%로 유지하다가 거래가 정지된 19일에서야 100%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속속 100%로 상향 설정한 것과는 달랐다.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면서 키움증권 계좌를 통한 투자자들은 현금 40만원만 있으면 주식 100만원어치를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60만원은 실제 주식이 계좌로 입고되는 날(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이전까지 납부하면 됐다.

키움증권으로서도 투자자들이 3일 안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산 주식을 강제로 내다 파는 반대매매를 진행해 못 받은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있었지만 영풍제지가 거래재개 이후에도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주식 매수 수요자가 없으면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미수금 발생 사실을 공시할 당시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반대매매가 어려워지면서 미수금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거래 재개 이후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매도 대기 물량이 워낙 많고 거래량도 적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매도 대기 물량은 약 2878만주로 영풍제지 전체 유통 가능 주식수(4416만7000주)의 약 65%에 달하는 양으로 이 물량을 소화하려면 앞으로도 하한가가 최소 며칠 동안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거래량이 연일 10만주 미만으로 거래 체결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부담이다. 이날은 5거래일 하한가로 인한 매수세 유입으로 48만4139주가 거래됐지만 거래 정지 전 영풍제지의 일 평균 거래량이 614만주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날 기준 키움증권 미수금 손실액은 약 3500억원 안팎으로 향후 하한가를 지속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키움증권이 공시를 통해 밝힌 영풍제지의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으로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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