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입구 전경 (사진=서울대병원)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에 의존해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24세 이하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국내 첫 독립형 단기돌봄의료시설이 문을 열었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독립형 단기돌봄의료시설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별칭 도토리하우스)’를 1일 공식 개소했다.

단기돌봄의료서비스(respite care)는 인공호흡기, 석션, 튜브를 이용한 영양 공급(경관영양) 등 기계에 의존하는 중증 환자를 24시간 365일 돌보는 보호자를 위한 시설이다. 2020년 기준 국내에서만 약 4000명의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환자 보호자는 하루 평균 수면시간 5.6시간, 평균 간병시간 14.4시간으로 개인 생활이나 경제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 하루도 아픈 아이를 맡기고 신체·심리적 회복을 위한 휴식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중증 소아환자 가족을 위해 일일돌봄, 주·야간돌봄, 자택돌봄, 시설돌봄 등 다양한 유형의 단기의료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국내에는 관련 시설·제도가 전무하다. 故 김정주 넥슨 회장이 전폭적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독립형 단기돌봄의료시설 건립이 시작됐다.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넥슨재단이 100억원을 기부하고 정부지원금 25억원 등 총 125억원을 지원받았다.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서 의료진이 회진하며 입원 어린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센터는 총 16병상으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일반 병동과 동일한 중증소아 단기입원 병상을 비롯해 상담실, 놀이치료실 등 환자와 환자 가족 치료와 휴식을 지원하는 공간을 배치했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수 자원봉사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환아들에게 제공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이 2교대 체계로 전담 근무한다. 간호사와 간호운영기능직을 3교대 체계로 총 20명 선발해 24시간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응급상황을 대비한 전용 구급차, 서울대 어린이병원 중환자실과 연계한 이송·치료 체계도 갖췄다.

대상은 24세 이하며 1회 입원시 최대 7일, 연 5회에 걸쳐 최대 20일간 이용할 수 있다. 본인부담금은 입원수가의 5%를 적용해 일주일 입원 기준 10만원대 비용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가 의료 관련 적자 일부를 보전해주나 적자 운영은 불가피하다.

김민선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장은 “현재 예약은 내달 초까지 완료돼 아직 크게 붐비지 않는 수준”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과 인프라 기반으로 중증 환아 보호자들이 잠시라도 휴식을 갖고 재충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어린이 전문 단기돌봄의료시설을 기존 일반 병실에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병원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로 보호자 삶의 질이 개선되는 등 여러 효과가 크다는 인식을 확산해 한 단계 높은 복지 체계를 만드는 초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의 단기의료돌봄서비스 현황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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