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터치바 (출처: 네오윈)

애플은 7년 전 맥북 프로에 물리키를 대신하는 ‘터치바(Touch Bar)’를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터치바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불필요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애플은 이후부터 터치바를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물리키를 넣기 시작했다.

이제 애플은 터치바가 장착된 구형 맥북프로 모델 자체를 단종시키려는 듯 보인다. 10월 30일(현지시간) 애플 소식을 전문 보도하는 매체인 맥루머스(MacRumors)는 터치바가 탑재된 13인치 맥북프로가 애플 공식 온라인 스토어 항목에서 제거됐다고 전했다. 해당 제품은 터치바가 탑재된 마지막 최신 모델이었다. 애플의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터치바 맥북의 단종 의미로 해석된다.

신개념 컨트롤키 ‘터치바’…하지만 엇갈렸던 평가

맥북프로의 터치바 (출처: 네오윈)

일반적인 키보드는 상단에 ESC와 물리 기능키(F1~F12키) 등이 있다. 하지만 일부 맥북프로 모델의 상단 키보드에는 이를 대체하는 멀티터치 방식 입력장치인 터치바가 있었다. 키보드 상단에 얇은 두께로 탑재된 OLED 터치바는 사용자의 터치를 인식하고 특정 앱에 대한 맞춤형 컨트롤을 표시했다.

2016년 10월 애플은 터치바가 장착된 최초의 13인치 맥북프로 모델을 출시했다. 초기에 애플은 터치바를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인터페이스라고 자부했다.

(출처: 애플)

하지만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은 많은 소비자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일부는 터치바 기능을 기존 키보다 선호했으나 대체로 터치바를 선호하지 않는 사용자가 더 많았다. 많은 사용자가 불편하거나 사용법을 모른다는 여러 이유로 터치바를 사용하지 않았다.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의 수석 편집자 매트 엘리엇(Matt Elliott)도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 프로를 직접 사용해보니 너무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불륨키나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간단한 작업도 단순히 터치하면 실행되지 않았고 길게 탭하고 슬라이드해야 했다. 때로는 작업을 하기 위해 특정 앱에서 키를 입력할 때마다 상단에 있는 터치바가 반짝거려서 방해도 됐다.

단계적 제거부터 마지막 모델 단종까지

(출처: PCMag)

결국 애플은 이런 평가를 의식해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맥북프로에서 터치바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터치바 기능에 대해 단 한 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없었다. 터치바가 장착되지 않은 14인치와 16인치 맥북프로 모델은 다시 물리키로 대체됐다.

터치바가 제거된 맥북프로 출시 당시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 애플 글로벌 마케팅 담당 이사는 “물리키의 친숙하고 촉각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프로 사용자를 위해 내린 결정”이며 다시 물리키를 가져오게 돼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제 애플은 지난해 7월 출시된 마지막 터치바 모델마저 단종하고자 한다. 터치바가 장착된 13인치 맥북프로는 애플의 M2 칩을 탑재했으며, 전작과 같은 디자인에 터치바만 제공된 형태였다.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출처: 애플)

해당 모델은 더 이상 애플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의 제품 항목에서 찾아볼 수 없다. 애플의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많은 외신이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프로 모델이 더는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종 소식을 보도했다.

다만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프로의 리퍼비쉬 제품은 아직 구할 수 있다. 애플은 아직 애플 공식 홈페이지의 리퍼비쉬 제품 항목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리퍼비쉬는 초기 불량이나 구매자의 단순 변심⋅불만족 등의 사유로 반품됐으나 엄격한 품질 기준에 맞춰 재판매되는 제품을 의미한다. 리퍼비쉬 제품을 구매할 시 최대 15%까지 할인도 적용된다.

최신 모델도 터치바는 없었다

신형 맥북프로 (출처: 애플)

지난 3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겁나게 빠르게(Scary Fast)’ 행사에서 발표된 맥북 프로에도 터치바는 없었다. 여러 신제품 중 하나였던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Macbook Pro)는 애플의 신형 M3 칩을 탑재했다.

IT 매체 더버지(TheVerge)는 터치바의 단종과 신형 맥북프로의 출시로 볼 때 애플이 현재 맥북의 디자인보다 제품의 성능을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형 맥북프로에 장착된 M3 칩은 전작인 M2 칩보다 최대 2배 빠른데다가 배터리 수명도 크게 늘어나면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M1 시리즈를 탑재한 맥북 프로와 비교한 속도도 최대 60% 향상됐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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