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시그널힐 유전의 오일 펌프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뉴욕유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동결과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8센트(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는 지난 9거래일 중에서 7거래일간 하락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8센트(0.22%)로,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올해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

이날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연준은 정책 성명에도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금융 환경의 긴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고금리 환경이 가져오는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이날 연준은 성명에서 “가계와 기업의 더 긴축된 금융 및 신용 환경은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 성명에서 더 긴축된 신용 환경만 언급했던 데서 금융 환경도 더 긴축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타일러 리치 세븐스리포트리서치 공동 편집자는 “연준의 성명이 발표된 직후 유가가 하락한 데는 ‘가계와 기업에 더 긴축된 금융 환경’이라는 표현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연준 당국자들은 장기 국채금리의 급등이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언급해왔다.

한편 연준의 금리 결정과 재무부의 4분기 차입 계획에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달러는 오름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106.825 근방에서 거래돼 전날보다 0.14% 상승했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수요가 억제된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2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77만3000배럴 늘어난 4억2189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85.4%로 직전주의 85.6%에서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85.9%를 예상했다.

리치 편집자는 “이번 주 나온 실망스러운 글로벌 경제 지표와 함께 장기 수요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실물 시장에서는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분기 동안 원유가 공급 과잉 상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가 계속 긴축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내년 6월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자사 전망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내년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5달러를 지속해 오버슈팅할 가능성은 작다며 훨씬 더 먼 미래에 시장이 매우 타이트해질 수 있지만, 생산성과 원유 수요 추세도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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