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이종 산업 간의 벽을 허물고, 경쟁 관계에서도 과감히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변화된 시장에서 홀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만큼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기 위한 협력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LG전자는 현대차∙기아, 유튜브와 협업을 통해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웹(web)OS 콘텐츠 플랫폼(webOS for Automotive)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ebOS는 전 세계 2억 대에 달하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 체제다. LG전자는 “TV에 적용돼 검증된 webOS를 기반으로 탑승객이 유튜브와 OTT 콘텐츠 등 최적화된 UX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도록 차량에 특화된 webOS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3사의 협력은 차량 내 최적화된 시청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로써 제네시스 GV80 신모델은 차량용 webOS를 통해 모바일이나 TV로 즐기던 다양한 콘텐츠를 주행 안전 규정에 따라 운전석과 보조석, 뒷좌석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장 솔루션을 계속해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과 현대차도 전장·배터리 분야에서의 동맹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SDI는 현대차그룹과의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공급 물량만 전기차 50만대분 수준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으로 삼성과 현대차 사이의 미래차 동맹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현대차 아이오닉5에 공급했고, 제네시스 GV60에는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가 탑재됐다. 삼성전기도 최근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로 선정돼 카메라 2종을 공급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의 산업계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라이벌 관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여름 사상 첫 ‘스마트홈 앱’ 상호 연동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앱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LG전자의 공기청정기를 제어하고, LG전자의 스마트홈 앱인 ‘씽큐(ThinQ)’로 삼성전자의 에어컨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양사는 올해 안에 각 회사가 생산하는 가전 간 연동을 목표로 협업하기로 했으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출시된 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 주력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가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다. 제네시스 GV80 뒷좌석에서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구동한 모습.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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