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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코로나 3년을 겪은 유통업체들의 절규다. 그래서 이들은 하나같이 수익창출에 온 신경이 집중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체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때마침 관광 금지가 풀린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와 다국적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목표를 잡은 이상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래,바로 명동(明洞)이다.”

유통업계가 외국인 손님을 잡기 위한 승부처로 ‘명동’을 택했다. 외국인들이 서구적인 분위기의 성수동·가로수길보다 명동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화장품·제화·면세점 등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장 리뉴얼, 외국어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외국인 고객 사로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관광 상권 대표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국내 최초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은 면적 350평으로, 국내 올리브영 매장 중 가장 넓다. 일평균 약 3000여 명이 방문하는데, 이 가운데 무려 90%가 외국인이다.

이에 올리브영은 매장 내 안내 서비스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국어로 확대했다.

또한 올리브영 명동 타운 전용 모바일 페이지를 신설, 층별 안내를 포함한 매장 지도와 외국인 인기 브랜드 위치 등을 3개국어로 제공한다. 매장 내 모든 상품의 전자라벨에는 상품명을 영어로 병기, 상품 탐색을 용이하게 했다.

이 밖에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마련된 ‘글로벌 서비스 라운지’에서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할인쿠폰 등 다양한 쇼핑 혜택을 제공한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최근 ‘명동 메가스토어점’의 인테리어 리뉴얼을 완료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느는 등 명동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샤 명동 메가스토어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장 순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월평균 313% 증가했다. 9월 매장 리뉴얼 이후 한 달간 일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약 40% 상승했다.

새로워진 명동 메가스토어점에는 미샤를 비롯해 어퓨,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까지 에이블씨엔씨의 주력 브랜드가 모두 입점했다.

금강제화는 명동에 위치한 직영점을 고급 분위기의 프리미엄 매장으로 리뉴얼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젊은 층부터 중장년 층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소비자들을 아우를 수 있도록 매장을 새롭게 꾸민 것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VIP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체험 공간과 헤리티지 라운지등 특화된 공간을 마련해 쇼핑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에 면세업계 최초의 쇼룸 ‘엘디에프 하우스(LDF HOUSE)’를 개관했다.

명동 핵심 상권에 자리한 엘디에프 하우스는 90평 규모의 3층 단독 건물에 쇼핑, 관광, 고객경험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됐다.

1층에서는 팝업 매장과 스타 포토 부스 등을 운영하고, 2∼3층은 롯데면세점 전문 MD(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상품을 전시해 면세 쇼핑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아울러 QR코드로 상품 정보를 확인한 뒤 인터넷 면세점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끔 했다.

롯데면세점은 또 명동 거리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아나몰픽'(착시 현상을 이용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영상 예술) 기법으로 외벽에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동은 서울의 중심구로 지리적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율이 높다”며 “명동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고, 상인들이 외국인들에 바가지 요금을 씌우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그래야 유통업계가 다 같이 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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