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13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병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 두셔야죠”라고 말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민주당 선배 정치인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재성 민주당 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에서 “왜 그랬나 모르겠다. 이재명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하고 일어서서 악수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대통령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를 하고, 자기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것은 매우 저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윤 대통령을 일어서서 맞이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을 일어서서 맞이하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최 전 의원은 “매우 저열하고 안 좋은 모습”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 말을) 누가 들어서 전달을 했다거나 이러면 몰라도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는데 본인이 그걸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고급진 정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에게 발언한 내용을 스스로 올린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자들은 환호할지 몰라도 어차피 총선은 중도 게임 아니냐. 굳이 중도 확장 이런 거 얘기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보는 정치에 대한 시선이 있다”며 “김용민 의원 같은 분은 민주당의 구성원으로 정말로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생각해보면) 제가 보기에는 계속 마이너스 되는 짓만 했다”고 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김 의원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의 행동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부적절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용민 의원 행동은 개딸이라는 적극적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역시 우리 김용민 의원이다’며 박수치고 환호할 일”이라며 “하여튼 그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행동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런 것보다는 160석이 훨씬 넘는 과반 제1당으로서 민주당이 대통령이 들어오실 때 박수도 쳐주고 이랬으면 ‘이야, 민주당 진짜 변했다’, ‘어떻게 저렇게 하지’, ‘진짜 국회가 변하는구나’라며 이탈된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한테 정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그 점에서 김 의원 등의 행동이 아쉽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의원을 ‘무식하고 무례한 국회의원 자격 없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시정연설을 하러 온 대통령을 향해 ‘그만두라’고 막말을 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한 마디로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남겼다. 이어 “특히 이 자는 대통령이 청한 악수를 앉아서 받는 무례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며 “여야를 떠나 한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원수로서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CBS라디오에서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헌법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분”이라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헌법도 잘 모르는 무식한 거고, 사실은 무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과 퇴장 때 앉아서 악수를 받았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그걸 보고 속으로 분개했다. 이런걸 하면서 어떻게 협치를 하자고 하고, 이재명 대표를 만나달라, 영수회담을 하자 이게 되느냐? 저도 야당을 해봤지만 저런 경우는 처음이다. 굉장히 잘못됐다”고 맹비난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제가 ‘그만두셔야죠’라고 하니 윤 대통령이 듣고 뒤를 돌아보며 못마땅한 웃음 같은 표정을 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 의원들이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시끌시끌하긴 했다. 저도 막 소리지르 듯 얘기한 게 아니라 인사한 거라 못 들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못 들었으면 한 번 더 말씀드리겠다. 두 번, 세 번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탄핵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지난 8월 22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이유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자는 주장을 폈고 지난 9월 21일에는 야권 의원 105명의 동의를 받아 헌정 사상 첫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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