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생중계되고 있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시황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시장이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하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AP]

11월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대해 시장은 금리 인상 행진을 마무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당장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강력한 추가 금리 인상 역시 시사하지 않아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0%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9월에 이어 2연속 동결로, 지난해 3월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가능하게 낮추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져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몇 달 간의 물가지표 호조가 “지속적인 목표 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위원회는 금리 인하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때까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6월 9% 넘게 상승한 이래 9월 현재 3.7%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최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기준금리를 더 인상할 동력을 줄였다는 신호를 보냈다. 최근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 5%에 달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난 여름 이후 장기채 수익률 상승이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해오고 있다”면서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변화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경항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FOMC 성명에도 “가계와 기업의 금융 및 신용 조건이 긴축되면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에 신용 조건만을 지칭하던 대목에 ‘금융 긴축’이라는 용어가 추가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 같은 표현은 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이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하려는 추진력을 감소시키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열어뒀음에도 불구하고, 미 언론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연준의 성명과 파월 의장의 발언을 ‘덜 매파적’으로 해석하며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난 회의에서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점도표는 결과가 아니라 예측이다.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면서 “점도표의 효과가 9월 회의와 12월 회의 사이 3개월 동안 아마 감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를 5.6%(중간값)로 예상함에 따라 연내에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9월 점도표의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이번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분명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은 기본적으로 여기서 더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많은 것을 했다고 매우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보는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FOMC 회의 전 68.9%에서 77.6%로 올라갔고 인상 가능성은 28.8%에서 22.4%로 떨어졌다.

내년 1월 동결 가능성도 59.3%에서 69.6%로 뛰었다. 블룸버그 조사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가 회의 직후 금융권 종사자 1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9%가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라고 답했다. 반면 ‘내년 추가 금리 인상’과 ‘올해 추가 인상’은 각각 32%와 19%였다.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미 국채 가격의 폭락세(수익률 상승)가 끝에 다다르고 있다는 낙관론도 힘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국채 수익률이 고점을 찍었다’는 응답은 38.8%를 기록했고, ‘상승하지만 5.5%를 넘지 않는다’, ‘5.5% 이상 올라간다’는 응답은 각각 48.8%와 12.5%로 나타났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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