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준법감시기구 마련

모빌리티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

VX·헬스케어 기술탈취 갈등 해소

국민연금 투자목적 변경. .주주권 강화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주요 경영진 검찰 송치 등 전방위적인 위기를 맞아 ‘고강도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 자회사 및 계열사도 ‘독점 횡포’, ‘아이디어 도용’ 등 부정적 여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뒤늦게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카카오 경영 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준법감시기구를 설립하는 등 내외부적 준법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위기대응 방안을 내놨다.

현재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에 따라 배재현 총괄과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불구속 상태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구속돼 수사를 받았다.

이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금감원 조사를 받았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 2곳이 검찰에 송치됐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올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한 사모펀드 운영사와 공모해 SM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공동체 경영회의를 통해 준법감시기구 설립뿐 아니라 신사업이나 대규모 투자 진행 시 사회적 영향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받는 방안도 논의했다. 자사 계열사들의 기술 및 아이디어 탈취 의혹과 유사한 논란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 카카오는 매주 월요일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서 김 전 의장은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1일 카카오택시의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위해 택시 기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간담회 일자는 이른 시일 안에 주요 택시 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카페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발언한 직후에 나왔다. 윤 대통령은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를 질타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각종 논란에 휘말려 왔다. 금융감독원은 3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으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회계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비가맹 택시 ‘콜 차단’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해 과징금을 물리고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보냈다. 또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 중개 운송 플랫폼 ‘화물맨’의 아이디어를 빼앗아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려 한다는 탄원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회계와 아이디어 탈취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고수하면서도 최근 제기된 여러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VX와 카카오헬스케어는 기술 및 아이디어 탈취 분쟁을 벌여온 스타트업들과 ‘상생 협의점’을 찾으며 극적으로 화해했다. 홍은택 대표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 예정인 당일 합의에 이르면서 홍 대표는 국정감사의 칼날을 피해갔다.


카카오VX와 카카오헬스케어는 올 기술 및 아이디어 탈취 의혹에 휘말렸다. 카카오VX와 골프장 관리 플랫폼 ‘스마트스코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싸움이 격화하면서 양사 모두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무경 의원의 지속적인 중재로 카카오VX와 카카오헬스케어가 각각 스마트스코어, 닥터다이어리와 가까스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조만간 협의점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구조조정도 마무리 단계다. 카카오VX는 지난 9월부터 진행한 희망퇴직을 최근 마무리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7월부터 진행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약 200여명이 짐을 쌌다. 카카오의 증손회사이자 계열사 넵튠의 관계사인 컬러버스는 올해 40~50명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앞으로 주주활동에 적극 나서며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 해소에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전날 카카오에 대한 주식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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