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62년 묵은 한을 풀어내는데 선봉장에 선 ‘3억 2500만 달러(약 4365억원)’ 사나이 코리 시거가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텍사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5차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5-0으로 승리하며 6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1961년 창단된 텍사스는 올 시즌 전까지 무려 62년 동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시카고 컵스가 106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불명예 기록을 무너뜨린 뒤 마지막으로 1948년에 우승을 거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이어 텍사스는 최장 기간 2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한 팀이었다.

텍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력을 크게 보강했는데, 그 시발점은 2021시즌이 끝난 후였다. 당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는 ‘유격수 빅5’로 불렸던 ‘최대어’ 유격수들이 쏟아졌는데, 텍사스가 이들 중 두 명을 품에 안았다. 바로 마커스 세미엔과 1억 7500만 달러(약 2349억원), 코리 시거와 3억 2500만 달러(약 4365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

그동안 텍사스는 FA 시장에서 ‘악성’ 계약의 전례를 많이 남겨왔던 만큼 세미엔과 시거에게 투자한 ‘5억 달러’도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특히 유격수 자원 두 명을 영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뒤따랐다. 하지만 텍사스는 세미엔을 2루수로 포지션을 전향시키면서 교통을 정리했고, 시거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그리고 이 투자는 ‘결실’을 맺었다.

텍사스는 와일드카드(WC) 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격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무너뜨리며 거침없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초’로 7년 연속 챔피언십무대를 밟은 휴스턴 애스트로스까지 꺾고, 마침내 월드시리즈무대를 밟았는데, 창단 첫 우승까지 연결됐다.

그 중심에는 시거가 있었다. 시거는 애리조나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고, 텍사스의 ‘기선제압’의 선봉장에 섰다. 시거가 침묵하자 텍사스도 패했다. 시거는 이튿날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는데, 텍사스는 애리조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완패를 당했다.

시거가 살아나자 텍사스는 다시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시거는 3차전에서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마크, 전날(1일)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두 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내며 폭주했다. 그리고 이날 6이닝 동안 애리조나 ‘에이스’ 잭 갈렌에게 꽁꽁 묶이던 흐름을 깨고 선취점을 만들어낸 것이 시거였다.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

시거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갈렌이 던진 4구째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너클 커브를 공략했고, 이를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노히트’ 흐름을 깨는 안타. 텍사스는 시거가 첫 안타를 뽑아내자, 이를 바탕으로 연속 안타를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는 결승 득점으로도 연결됐다.

시거는 경기에 영향은 없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냈다. 시거는 5-0으로 크게 앞선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리조나 폴 시월드의 스위퍼를 받아쳐 3루수 앞쪽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시거는 이번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6안타 2홈런 6타점 타율 0.286(21타수 6안타)을 기록한 끝에 MVP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시거의 월드시리즈 MVP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A 다저스에 소속돼 있던 지난 2020시즌에도 월드시리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MVP를 수상했는데, 이번에 개인 통산 두 번째였다. 그리고 이는 기록으로도 연결됐다. 시거는 샌기 코팩스, 밥 깁슨, 레지 잭슨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두 차례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됐고, 두 개의 팀에서 MVP로 선정된 것은 두 번째, 양대 리그에서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것은 ‘최초’였다.

텍사스의 3억 2500만 달러의 투자는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시거가 ‘실력’으로 증명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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