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후임 문제를 거론했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 네타냐후 정권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침공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전쟁 와중 갑자기 교체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보좌진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같은 분위기를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달하기까지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종국에는 그의 후임자에게 해줄 교훈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까지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마스와 교전이 장기화된다 해도 전쟁 와중에 이스라엘의 정권이 얼마든지 교체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참여한 백악관 회의에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에 대한 대책회의가 있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백악관은 해당 보도를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미래는) 대통령에 의해 논의된 적이 없고, 논의되고 있지도 않다. 우리의 초점은 당면한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정계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정권이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 정부 당국자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국정신뢰도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하마스와의 전쟁과 연계해 어느 순간 분쟁을 더욱 큰 규모로 확대하려 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본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완전 점령하는 데 성공한 이후의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한편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미리 생각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이스라엘 정부의 전면에 설 가능성이 큰 인사들과도 접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여중인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네타냐후는 바이든 팀이 좋아하는 인사는 아니었다”며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오바마·바이든 행정부가 빚어낸 이란 핵 합의에는 신랄한 비판자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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