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 난민캠프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으면서 최소 19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 지휘관 1명을 사살하기 위한 공습이라고 주장했지만, 대규모 민간인 살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군의 자발리야 난민촌 공습으로 최소 195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실종됐으며 777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실종자 120여명은 여전히 건물 잔해 속에 있다고 하마스는 주장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 31일에 이어 이틀 연속 자빌리야 난민촌에 폭격을 가했다. 자발리야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난민촌으로 인구 밀도가 서울의 5배를 넘는다. 당초 하마스는 폭격 첫날 4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이틀간 공습이 이어지면서 그 수가 970여명으로 확대됐다. 실종자 수까지 더할 경우 100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을 포함해 지난달 7일 이래 한 달간 최소 8796명의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 수는 3648명에 달한다.

IDF는 이번 공습이 하마스 지휘관 가운데 한명인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IDF의 대변인 리차드 헥트 중령은 하마스 사령관이 난민촌에서 민간인들처럼 숨어 있었다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전쟁범죄로 규정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난민캠프 공습은 민간인 사상자 수와 파괴 규모를 고려할 때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경악스럽다”며 “민간인의 안전과 보호는 도덕적인 의무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고 비판했다. 양측 간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무방비 상태인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새로운 학살”이라며 민간인을 중심으로 공격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한편 가자지구 봉쇄로 갇혀 있던 외국 여권 소지자들은 1일부터 이집트로 피난길에 올랐다. 이집트 정부는 라파 검문소를 통해 외국 여권 소지자들을 이집트로 들여보내기로 했다. 주요 외신은 이날 총 500여명이 가자지구를 벗어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향후 2주간 총 7500명의 외국인이 라파 검문소를 거쳐 가자지구를 떠날 전망이다. 가자지구 밖으로 사람들이 빠져나온 것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 발발 이후 25일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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