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정대 ⓒ곽혜미 기자
▲ 배정대 ⓒ곽혜미 기자

▲ 고영표 ⓒ곽혜미 기자
▲ 고영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멈출 줄 모르던 NC의 가을 연승 행진이 홈에서 끝났다. kt가 ‘고퀄스’ 고영표의 무실점 호투와 배정대 문상철의 홈런포에 힘입어 2패 뒤 반격의 1승을 거뒀다. 

kt 위즈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벼랑 끝에서 버티기에 성공했다. NC는 정규시즌 4위의 최단기 한국시리즈 진출과 KBO 역대 최장인 포스트시즌 10연승에 모두 실패했다. 

kt 선발 고영표가 6이닝 동안 105구를 뿌리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2회 배정대의 선제 2점 홈런이 터졌다. 한동안 소강상태가 펼쳐지다 7회 문상철의 솔로포가 나오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고영표의 6이닝 투구로 kt는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해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세 선수 모두 무실점으로 자신이 맡은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셧아웃 승리가 나왔다. 고영표가 3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3차전 선발투수는 kt 윌리엄 쿠에바스, NC 송명기다. 

▲ 문상철 ⓒ곽혜미 기자
▲ 문상철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 이강철 감독 ⓒ곽혜미 기자

지난 2경기는 모두 NC가 잡았다. NC는 지난달 30일 1차전에서 트리플 크라운 에이스 에릭 페디의 6이닝 3피안타 1실점 12탈삼진에 힘입어 9-5 승리를 거뒀다. kt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배정대의 만루포로 4점을 만회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31일 2차전은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선발 싸움에서는 NC 신민혁(6⅓이닝 무실점)이 kt 웨스 벤자민(5이닝 3실점)을 압도했다. 그러나 불펜에서 NC가 빈틈을 보이면서 1점 차 승부가 됐다. NC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주원의 ‘끝내기 수비’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NC는 플레이오프 2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부터 6차전까지 3연승했고, 올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3전 전승, 플레이오프 2승으로 6연승을 더했다. 2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단일 포스트시즌 최장 연승 타이기록, 역대 포스트시즌 최장 연승 신기록에 도전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NC파크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 가운데 처음으로 만원 관중 앞에서 열렸다. 2020년 한국시리즈는 전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고, 올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NC파크에서 포스트시즌 경기가 치러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는 1만 2299명,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는 1만 6649명이 입장했다. 1만 7400명 만원 관중이 만든 뜨거운 열기 속에 어쩌면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플레이오프 3차전이 막을 올렸다.  

▲ 고영표는 완벽한 투구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제압했다. ⓒ연합뉴스
▲ 고영표는 완벽한 투구로 NC 다이노스 타선을 제압했다. ⓒ연합뉴스

3차전은 선발 매치업에서 kt가 우위에 있는 경기였다. kt 선발 고영표는 올해 네 차례 NC전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NC 선발 태너 털리는 정규시즌 kt전은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가을에 약했다. 지난달 19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이닝 5실점했고, 25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2이닝 5실점으로 더 부진했다.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타선은 배정대와 문상철의 홈런으로 주도권을 가져오며 고영표에게 승리를 안겼다. 태너는 6이닝 2실점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타선도 지난 2경기와 달랐다. NC 타선은 끝까지 침묵했다. 

▲ 배정대 ⓒ곽혜미 기자
▲ 배정대 ⓒ곽혜미 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라인업

NC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태너
vs kt 1경기 6이닝 2실점

손아섭이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우익수 선발 출전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우익수 선발 출전은 16일 KIA전이었다. 수비를 병행할 때보다 타격에 집중할 때 결과가 더 좋아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다. 그러나 박건우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탓에 손아섭이 글러브를 끼고 외야로 나간다. NC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가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고, 몸살감기에도 걸렸다. 때문에 박건우를 지명타자롤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선발투수 고영표
vs NC 2023년 4경기 2승 1패 3.55
vs NC 통산 26경기 6승 4패 3.51

2차전과 같은 라인업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늘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보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돌리는 게 많이 좋아졌다”면서 “초반에 쳐줬으면 좋겠다. 리드를 해야 한다. 중간은 괜찮은데 초반에 점수를 주고 끌려가니까 급한 게 없지 않았다”고 했다. 

▲ 배정대 ⓒ곽혜미 기자
▲ 배정대 ⓒ곽혜미 기자

#무사 1, 3루를 놓쳤는데…’끝내주는 남자’가 해결사

kt가 시작부터 NC를 압박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고, 황재균은 무려 8구 승부를 펼친 끝에 우전안타를 때렸다. 알포드-박병호-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순 앞에 무사 1, 3루 밥상이 차려졌다. 

그러나 kt는 이 기회를 끝내 살리지 못했다. 알포드와 박병호가 연달아 삼진에 그치고, 장성우마저 초구 공략으로 중견수 뜬공을 쳤다. 무사 1, 3루를 중심타자 3명이 모두 놓치면서 kt의 첫 공격이 끝났다. 

대신 하위타순에 ‘끝내주는 남자’ 배정대가 있었다. kt는 2회 1사 후 조용호의 중전안타로 다시 기회를 엿봤다. 8번 타자 배정대가 볼카운트 0-1에서 태너의 2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목측 비거리 115m 좌월 2점 홈런을 날렸다. 

kt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선취점을 냈다. 지난 1, 2차전은 모두 1회에 NC에 점수를 빼앗겼다. 이강철 감독의 기대가 드디어 현실이 됐다. 

고영표는 3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만 내주고 실점하지 않았다. 2회 권희동과 10구 승부를 벌였는데 결국 볼넷이 됐다. 오영수를 1루수 땅볼, 서호철을 2루수 뜬공으로 막고 2회를 마쳤다. 3회에는 2사 후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2사 1루에서 박민우를 1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첫 3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NC가 먼저 불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너가 4회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자 불펜이 바빠졌다. 태너의 5번째 피안타였다. 

그러나 태너는 연속 탈삼진으로 문상철과 조용호를 돌려세우고, 배정대를 유격수 뜬공으로 막아내며 4회를 마쳤다. 5회는 처음으로 출루 허용 없이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박경수와 김상수, 황재균을 차례로 아웃 처리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5이닝 투구다. 

태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6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고영표도 6회까지 자기 몫을 해냈다. 105구로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제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전개됐다. 

▲ 문상철 ⓒ곽혜미 기자
▲ 문상철 ⓒ곽혜미 기자

#문상철 번트 실패 불운→쐐기포로 만회

kt는 7회 추가점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홈런이 터졌다. 6번타자 문상철이 7회 선두타자로 나와 NC 두 번째 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문상철의 플레이오프 2호 홈런이다. 

문상철은 지난 31일 2차전에서 2-3으로 추격하던 9회말 무사 1, 3루 기회를 놓쳤다. 2구째에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는데 파울이 됐고, 다음 공에 헛스윙하면서 첫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kt는 결국 이 1점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2차전까지 내줬다. 문상철의 번트 실패는 3차전에도 나왔다. 4회 무사 1루에서 번트에 실패해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더니 결국 삼진을 당했다. 

결국은 자신의 강점을 발휘했다. 문상철은 김영규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목측 비거리 105m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좌익수 권희동이 펜스를 등지며 끝까지 따라가봤지만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

김영규는 피로 누적 탓에 2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는데, 이틀 휴식에도 첫 타자에게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1사 후에는 배정대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견제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높게 던진 견제구가 1루수 오영수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kt는 여기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배정대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박경수는 바뀐 투수 이재학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 손동현 ⓒ곽혜미 기자
▲ 손동현 ⓒ곽혜미 기자

#손-박-김 완벽했다, kt 승리 공식 등장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불펜 싸움은 언제나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선발이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이다. 초반에 득점만 해주면 상대도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초반 득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영표의 무실점 호투에 홈런 두 방으로 만든 3점 리드까지, 이강철 감독이 기대한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진 불펜 필승조 삼총사가 이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완성했다. 

먼저 손동현이 7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4번타자 마틴을 2루수 땅볼로, 5번타자 권희동을 3루수 땅볼로 막고 빠르게 2아웃을 선점했다. 그리고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8회에는 박영현이 올라와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2사 후 김주원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으나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막았다. 

kt가 9회초 2사 1,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마무리 김재윤은 3점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등판. 김재윤은 첫 타자 박민우에게 초구에 중전안타를 맞았다. NC파크가 다시 NC 팬들의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그러나 김재윤은 kt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박건우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첫 아웃을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무안타’ 마틴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2사 1루에서 권희동을 상대로 이날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송민섭이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끈질기게 쫓아가 처리했다. 

▲ 박영현 ⓒ곽혜미 기자
▲ 박영현 ⓒ곽혜미 기자

▲ kt 마무리 김재윤(왼쪽)과 이강철 감독. ⓒ 스포티비뉴스 DB
▲ kt 마무리 김재윤(왼쪽)과 이강철 감독. ⓒ 스포티비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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